로맨스 스캠에 속아 돈 보냈는데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
로맨스 스캠에 속아 돈 보냈는데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
연애 빙자 송금·투자 유도, 형법상 사기죄 적용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SNS나 메신저에서 만난 상대가 갑자기 투자를 권유하거나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면, 연애 감정을 이용한 사기일 수 있다. 이미 돈을 보낸 뒤라면 형사 고소가 가능한지, 민사로 돌려받을 수 있는지 알아봤다.
무슨 일이 있었나
2026년 1월,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활동하던 한국인 로맨스 스캠 조직의 총책 부부가 강제 송환돼 울산경찰청에 구속 송치됐다.
이 조직은 2024년 1월부터 2025년 2월까지 가상의 여성 '박가인'을 만들고, 딥페이크 기술로 합성한 영상과 화상채팅까지 동원해 남성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가짜 주식·가상자산 투자를 유도한 결과 확인된 피해자만 104명, 피해액은 약 120억원에 달했다. 별개로 안동지청은 카카오톡만으로 1년 4개월간 피해자에게 접근해 1억 6000만원을 빼앗은 개인 사기범도 구속 기소했다.
법적으로 왜 문제가 되나
로맨스 스캠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처음부터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가짜 신분과 감정을 만들어 냈다면 형법상 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다. 사기죄는 상대방을 속여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얻는 행위를 처벌한다.
둘째, 피해자가 스스로 송금·투자했더라도 '속아서' 한 행위라면 강요나 절도가 아닌 사기로 볼 여지가 있다. 법원은 피해자의 자발적 이체라도 기망 행위가 원인이었다면 사기죄 성립을 인정해왔다.
다만 로맨스 스캠은 보이스피싱과 달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을 통한 즉각적인 은행 계좌 지급정지가 어려울 수 있다.
이 법은 전기통신금융사기를 규제하면서 '재화의 공급이나 용역의 제공을 가장한 행위는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투자(용역)를 빙자하거나 단순 사기로 분류되는 로맨스 스캠은 원칙적으로 구제 대상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처벌 수위는 어떻게 정해지나
사기죄는 징역 10년 이하 또는 벌금 2000만 원 이하다. 피해액이 5억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형이 더 무거워질 수 있다.
5억 이상 50억 미만이면 징역 3년 이상, 50억 이상이면 징역 5년 이상의 하한이 설정된다. 실제 형량을 가르는 변수는 피해 규모, 범행 기간, 조직성 여부, 피해 회복 여부 등이다.
'박가인' 사건처럼 조직적으로 여러 피해자를 상대한 경우에는 단순 개인 사기보다 중한 처벌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형사 고소와 별도로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나, 피의자가 해외 체류 중이거나 재산을 은닉한 경우 실제 회수는 어려울 수 있다.
피해를 입었다면 카카오톡 대화 내역, 계좌이체 확인증 등 증거를 최대한 확보한 뒤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센터에 신고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