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집에 함부로 들어가면? 집주인이라도 '주거침입'
세입자 집에 함부로 들어가면? 집주인이라도 '주거침입'
다짜고짜 집에 들어와 방 사진 찍어 올린 집주인
도어락 비밀번호 사전에 알려줬다면 無罪 가능성 높아

이사철이 되면 새로운 세입자를 들이려는 집주인과 사생활을 보호받고 싶은 세입자간의 갈등이 자주 벌어진다. /셔터스톡
이사철이 되면 새로운 세입자를 들이려는 집주인과 사생활을 보호받고 싶은 세입자간의 갈등이 자주 벌어진다. 일부 집주인들은 '자기 집'이라는 이유로 기존 세입자가 아직 머물고 있는 곳에 동의 없이 들어오기도 한다. 이런 일에 임차인들은 제대로 대꾸하지 못한다. 섣불리 대처했다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게 아닐까 걱정스러워서다. 하지만 '내 집'이면 무조건 내 맘대로 드나들어도 되는 걸까.
이사 시기를 두고 집주인과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던 세입자 A씨는 어느 날 집주인 B씨의 갑작스런 방문을 맞는다. A씨가 "무슨 일이냐"고 문을 열자 다짜고짜 집에 들어온 B씨는 집안 사진을 찍었다. 이후 유명 부동산중개앱에 자신의 집이 매물로 올라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법률사무소 명재의 이재희 대표 변호사는 "주거는 개인의 사생활의 공간이기에 헌법상 주거의 불가침을 보장받는다"며 "말도 없이 집에 무단으로 침입한 집주인은 주거침입죄에 해당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아무리 집주인이고 세입자라고 하더라도 무단으로 침입한다면 처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인순 변호사도 "주거거침입죄로 고소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어떤 이유에서라도 자신의 동의 없이 주거에 무단 침입한 자는 형법 제319조 제1항의 '주거침입죄'에 해당한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사전에 방문을 양해한 증거가 남아있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 안 할 가능성이 높다.
집주인 C씨는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새로운 사람을 들이는 와중에 부동산중개업소 직원으로부터 "집에 곰팡이가 많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집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던 부동산중개업소 직원의 "그래도 집주인인데 한 번은 봐야지"라는 권유로 자기 집에 가게 된 C씨. 아무도 없는 집안에 들어가 곰팡이 상태를 보고 나왔는데, 이 사실을 알게된 기존 세입자 D씨는 C씨를 주거침임죄로 고소했다.
법무법인 제이피의 정미경 변호사는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핵심 근거는 이전에 주고 받은 카카오톡에 있었다.
임대차 계약기간이 다가오자 D씨는 C씨에게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려주며 "오기 전에 연락해달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겼다. 이는 D씨가 집주인의 출입을 허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방문 의도 역시 집주인에게 유리하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곰팡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한 방문이 입증 가능하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