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만 보면 돈 준다…피라미드 사기 연루자들 '무죄' 받은 이유는?
광고만 보면 돈 준다…피라미드 사기 연루자들 '무죄' 받은 이유는?
‘돌려막기식 투자사기’ 논란에도, 법원 “회원일 뿐, 범죄 증거 부족”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든 참고 이미지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폴란드 광고팩 사업에 연루돼 유사수신행위 혐의로 기소된 4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이들이 단순히 회원 모집을 도운 투자자일 뿐, 직접적으로 불법 자금을 모집한 주체라고 보기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광고 보면 돈 준다”는 사업… 실상은 돌려막기 구조

2014년 폴란드에서 설립된 한 회사는 자신들을 소셜미디어 플랫폼 운영 기업이라며, 50달러짜리 광고팩을 사서 하루에 광고 10개를 보면 60달러의 수익이 생긴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광고주에게 광고비를 받는 구조가 아니었다. 대신, 후에 가입한 회원의 돈으로 먼저 가입한 사람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폰지사기’ 형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폴란드 소비자보호청도 2017년 이 사업이 소비자를 속이고 시장 질서를 해칠 수 있다며 검찰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홍보하고 투자자 모집했지만, 실제 운영자는 아니었다
피고인 A씨는 이 회사의 한국 지사 대표를 자처하며 약 20억 5천만 원을 모집했고, B씨는 오픈채팅방을 운영하며 34억 6천만 원을 모았다. C씨와 D씨 형제는 전국을 돌며 설명회를 열고 약 88억을 모집했다.
이들은 투자자들에게 “광고만 보면 원금의 120%를 돌려받을 수 있다”며 고수익을 강조하고, 고급 외제차를 인증하거나 입금 사례를 알리는 식으로 신뢰를 심어줬다.
하지만 법원은 “피고인들은 실제 사업을 운영한 회사의 임직원이 아니었고, 단지 회사 시스템을 이용해 하위 회원을 모집해 소정의 보너스를 받았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이들이 투자자에게 직접 돈을 받아 가로챈 것도 아니고, 별도의 수수료나 대가를 받은 정황도 없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수익 주는 걸 안내했을 뿐… 불법 인식도 부족
법원은 “피고인들은 수익금이 회사로부터 지급된다고 설명했고, 실제로도 회사로부터 수익금이 지급됐다. 투자금을 대신 납부해준 것에 불과하다”며 단순한 투자대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한, 당시에는 이런 방식의 유사수신행위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피고인들이 사기 구조를 명확히 알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무죄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검찰 증거도 미흡… “수사자료에 엉뚱한 내역 포함돼”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자료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A씨의 범죄일람표에는 광고팩과 무관한 개인 채무 변제나 건강식품 거래, 잡지 판매 대금 등이 포함돼 있었고, B씨와 C·D씨 역시 사업 외 경비나 개인 지출이 유사수신액에 포함돼 있었다. 이에 따라 검찰이 주장한 전체 금액을 불법 투자금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유사수신 주체 아냐… 범죄 증명 부족
재판을 맡은 이준구 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유사수신행위를 직접 했다는 점이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은 범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따라 피고인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참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단8274 판결문 (2025. 2. 5.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