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가 계산했겠지" 안일한 생각이 불러온 무전취식, 가볍게 봤다가 '큰코'
"쟤가 계산했겠지" 안일한 생각이 불러온 무전취식, 가볍게 봤다가 '큰코'
사기죄 처벌까지 가능한 무전취식
고의성 없었더라도 경범죄로 처벌받을 가능성 있어

술집에서 '무전취식'으로 고소당한 대학생 A씨. 경찰에게 전화를 받게 된 후 바로 가게로 찾아가 사과했지만 합의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게티이미지코리아
"술집에서 계산 안 하고 그냥 가셨죠? 주인이 고소했어요."
대학생 A씨는 경찰서에서 온 전화 한 통을 받고 깜짝 놀랐다. 술집 주인이 자신을 신고했다는 전화였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10일 전쯤 갔던 술집이 생각났다.
친구들과 인사불성으로 마셨던 그 날. 친구 중 '누군가' 했다고, 했을 거라고 생각했던 계산을 '아무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총 6만 7000원어치 였다.
경찰에게 전화를 받게 된 후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바로 가게로 찾아가 사과했다. 하지만 술집 주인은 A씨 일행이 괘씸했는지 합의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합의도 어려운 상황, A씨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법적으로 살펴봤다.
변호사들은 무전취식의 경우 '사기죄'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사기죄는 형법 제 347조에 따라 사람을 기망(欺罔⋅남을 속여 넘김)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면 성립한다. 우리 형법은 사기죄에 해당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A씨가 주문을 한 행위 자체는 돈을 지불할 의사와 능력이 있다는 묵시적인 설명이 된다. 주인이 주문을 받는 것은 묵시적인 계약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금액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이는 주인을 속인 행위가 된다.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처음부터 술값을 낼 의사 없이 주문을 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여 기망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주장하고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명재의 최한겨레 변호사도 "고의가 없었다면 결과는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처음부터' 돈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문을 한 경우라면 주인을 속인 게 된다. 하지만 A씨는 일행 중 누군가가 계산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술값을 안 낼 생각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따라서 속이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만 한다면 사기죄는 피할 수 있다.
하지만 A씨가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 무전취식은 경범죄 처벌법(제 3조)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사기죄로 처벌하기 어려운 경우, 경범죄 처벌법이 적용된다.
'JY 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변호사는 "법률적으로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긴 하지만, 본 사안의 경우 정황상 무전취식의 고의가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어 경범죄 처벌법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경(輕⋅가벼운)범죄라고 우습게 보면 큰코다친다. 다행히 구류(拘留⋅일정 기간 구치소에 교도소에 가두는 형벌) 또는 과료(科料⋅일정액의 금액을 징수하는 형벌)로 그칠 수도 있지만, 최악의 경우 벌금(최대 10만원)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벌금형부터 전과기록이 남는다. 이 변호사는 "(벌금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하고 처벌 수위를 낮출 수 있는 각종 자료를 수집하여 제출하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종합하면 A씨는 고의로 주인을 속인 것이 아니므로 사기죄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무전취식한 혐의 자체는 인정되기 때문에 처벌은 피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