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증인의 진술을 직접 듣겠다" 끝까지 피해자를 재판장에 불러야겠다는 조주빈
"꼭 증인의 진술을 직접 듣겠다" 끝까지 피해자를 재판장에 불러야겠다는 조주빈
조주빈, "검찰의 증거 동의 못 한다"며 결국 피해자 법정에 불러내
"2차 가해 우려된다" 피해자 측 변호사 반대에도⋯조주빈의 법적 '권리'
"직접 성폭행한 것도 아닌데⋯" 왜 전자발찌 차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조주빈

14일 오후 열린 재판에서 조주빈 측은 검찰이 제시한 범죄 사실을 다각도로 부정했다. 그러면서 결국 피해자를 법정으로 불러냈다. /연합뉴스⋅편집=조하나 기자
조주빈은 끝까지 자기 죄를 온전히 인정하지 않았다. 14일 오후 열린 재판에서 조주빈 측은 검찰이 제시한 범죄 사실을 다각도로 부정했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도 동의하지 않았고, 전자발찌 부착 명령에 대해서는 '지은 죄에 비해 너무한 게 아니냐'는 취지로 반박했다.
특히 피해자를 재판정에 불러서 법정 공방을 벌일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피해자 측 변호사가 "2차 가해가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조주빈 측은 법이 보장한 절차대로 피해자(증인)의 진술을 재판정에서 직접 듣고 검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주빈과 나란히 재판을 받고 있는 다른 두 명의 공범들('태평양' 이씨, '사회복무요원' 강씨)이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증거를 다투지 않은 점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만약, 조주빈도 범죄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면, 피해자가 재판정에 나올 필요가 없다. 하지만 조주빈은 그러지 않았고 피해자들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당초 이날 재판에 출석할 계획이었던 조주빈은 재판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가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 내 교도관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조주빈도 검사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주빈을 대신해 변호인이 주장을 펼쳤다. 변호인은 공소사실 인정 단계에서부터 "(범죄를) 직접 한 게 아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검찰이 청구한 '전자발찌 부착 명령'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했다.
"성폭행도, 강제추행도 (조주빈이) 직접 한 게 아닌데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청구한 데 대해 의문이 있다."
조주빈은 직접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 전자발찌 부착 명령까지 청구한 건 '너무하다'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이미 이동의 자유가 제한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신상이 공개돼 제약을 받고 있으니 전자발찌를 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였다.
이날 재판은 공판 준비기일이었다. 공판 준비기일이란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서 전체 재판의 얼개를 그리는 날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일은 검찰과 피고인 양측이 '동의하는 증거'와 '동의하지 않는 증거'를 구분하는 것이다.
그래야 재판부가 향후 '서로 간 다툼이 있는' 증거에 집중해 심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주빈을 제외한 다른 두 피고인은 "다툼이 있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를 모두 인정하겠다는 말이었다. 조주빈까지 그렇게 할 경우 재판은 빨리 끝날 수 있었다. 피해자를 포함한 증인들을 재판정에 부를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조주빈은 검찰이 제시한 대부분의 증거에 대해 대체적으로 '부(不)동의' 의견을 냈다. "아직 다 정리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조주빈 측 변호인은 "대부분 피해자 측 진술에 대한 부동의"라며 "오늘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증거목록 〇〇번(증거목록 번호)의 피해자 진술에 대해 부동의"라고 말했다. 검찰에서 밝힌 〇〇번째 증거목록으로 올라와 있는 피해자 진술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재판에 불러 직접 의견을 듣겠다는 통보였다.
그러자 피해자 측 변호사가 급히 발언권을 얻었다.
"지금 취지가 (조주빈이) 직접 만나서 (성범죄를) 저지른 게 아니라는 이유로 부동의 한다는 건데, 이게 받아들여지면 피해자가 법정에⋯"
피해자 측 변호사들은 조주빈 측의 증거 부동의로 인해 법정에 불려 나와야 할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우려했다. 하지만 증거에 대한 동의 여부는 전적으로 피고인인 조주빈의 권리로 이는 재판부도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결국 조주빈 측 주장대로 증거목록 〇〇번의 피해자는 재판정에 나오게 됐다. 재판부는 앞으로 증인이 출석한다면 증인신문에 한해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