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뺏고 협박했는데…'학폭 아님' 학폭위 결정, 뒤집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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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뺏고 협박했는데…'학폭 아님' 학폭위 결정, 뒤집을 수 있나

2025. 08. 04 15:2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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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행정심판·소송으로 다툴 실익 충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중학생 아들이 고등학생들에게 둘러싸여 물건을 빼앗기고 협박까지 당했지만,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로부터 ‘학폭 아님’ 통보를 받은 한 부모의 절규다. 경찰까지 출동했던 명백한 사건을 외면한 학폭위의 결정에 변호사들은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건은 늦은 밤 10시, 한적한 길가에서 벌어졌다. 중학생 A군은 길에서 담배를 피우던 고등학생 5명에게 붙들렸다. 5명에게 둘러싸인 A군은 순식간에 제압당했고, 그중 한 명은 A군의 몸을 강제로 뒤져 물건을 빼앗아 자기 주머니에 넣었다. 이들은 “다음에 걸리면 돈을 내놓으라”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공포에 떨던 순간, 기적처럼 경찰이 나타났다. 5명의 학생들이 흡연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이었다. 경찰이 현장에 입회한 뒤에야 A군은 빼앗겼던 물건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A군의 부모는 즉시 학교폭력으로 신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경찰도 확인했는데…학폭위는 ‘학폭 아님’

교육지원청 학폭위의 결론은 부모의 가슴에 더 큰 상처를 남겼다. 학폭위는 가해 학생들의 “빼앗은 게 아니라 구경하려고 가져갔다”는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심지어 “가져갔다 돌려주었으니 물질적 피해가 없고, 정신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증거가 없다”며 ‘조치 없음’, 즉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경찰이 현장에서 직접 물건 반환 과정을 지켜봤고, 피해 학생이 협박 사실까지 일관되게 진술했음에도 학폭위는 이를 모두 외면한 셈이다. 교육청은 “위원회의 고유 권한이니 억울하면 행정심판이나 소송을 하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변호사들 “명백한 폭력…학폭위 결정, 재량권 남용 소지”

변호사들은 학폭위의 판단이 상식과 법리 모두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모든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규정한다. 특히 ‘협박’과 ‘공갈’은 명시된 폭력 유형이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 서아람 변호사는 “물리적 위력과 협박을 동반한 소지품 강제 탈취는 단순한 장난이 아닌 명백한 물리적 지배권 침해”라며 “이를 ‘피해 없음’으로 판단한 것은 행정처분의 재량 범위를 벗어났거나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판단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학폭위가 내세운 ‘물질적 피해 없음’ 논리도 법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물건을 돌려받았다는 사실이 폭력 행위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신적 피해 증거 없음’이라는 판단에 대해 변호사들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하는 논리”라며 “5명에게 둘러싸여 물건을 뺏긴 상황 자체가 정신적 충격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뒤집을 수 있다…‘행정심판’부터 시작해야 하는 이유

다행히 학폭위의 ‘조치 없음’ 결정은 최종 판단이 아니다. 변호사들은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충분히 다퉈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는 “행정소송보다 신속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행정심판을 먼저 제기하는 것을 권한다”며 “경찰 조서, 학생의 일관된 진술 등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학폭위 결정이 사실관계를 왜곡했음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출동 기록은 학폭위의 ‘구경하려고 가져갔다’는 판단을 뒤집을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만약 행정심판에서도 결과가 바뀌지 않으면 행정소송으로 나아갈 수 있다. 법원은 학폭위의 재량권을 존중하면서도, 그 판단이 명백히 비합리적이거나 사실관계를 오인했을 경우 그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 별도로 가해 학생들을 ‘공동공갈’ 혐의로 형사 고소하거나,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길도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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