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 챙기려" 혼인 중 전남편에게 재산 빼돌린 아내, 되찾을 수 있을까
"내 자식 챙기려" 혼인 중 전남편에게 재산 빼돌린 아내, 되찾을 수 있을까
아내의 은밀한 재산 이전
사해행위 취소 소송으로 대응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재혼 가정을 꾸리며 아내의 딸까지 친양자로 입양한 남성이 뒤늦게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했다.
아내가 혼인 중에 자신의 재산 일부를 전남편 쪽으로 슬쩍 넘기고 있었던 것이다.
"내 재산은 내 자식한테 가야 한다"는 아내의 말에 배신감을 느낀 그는, 이제 그 재산을 되찾을 방법과 함께 자신의 친아들에게만 재산을 물려줄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28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이 같은 재혼 가정의 재산 갈등 사연이 소개됐다.
법무법인 신세계로 박선아 변호사가 출연해 재산 은닉과 사해행위 취소, 상속권 및 파양 문제 전반에 걸쳐 자세한 법률 조언을 전했다.
행복했던 재혼 가정, 재산 정리하다 드러난 아내의 속내
A씨는 40대 남성으로, 각자 자녀 한 명씩을 데리고 현재의 아내와 재혼했다.
처음부터 '네 자식, 내 자식 구분 없이 친자식처럼 키우자'는 다짐 아래 아내의 딸을 친양자로 입양했고, 주말이면 네 식구가 함께 여행을 다닐 만큼 평화로운 나날을 보냈다.
그런데 재산을 정리하던 중 아내가 자신의 재산 일부를 전남편 쪽으로 이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세금이나 개인 사정이 있는 줄 알았지만, 이유를 묻자 아내는 "내 재산은 내 자식한테 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A씨는 크나큰 배신감을 느꼈다. 자신은 아내의 딸을 친자식으로 받아들였는데, 아내는 처음부터 A씨의 아들을 상속 대상에서 배제할 생각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
이혼 시 빼돌린 재산도 분할 대상
A씨가 이혼까지 고려한다면, 아내가 전남편 쪽으로 넘긴 재산을 재산분할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가 첫 번째 관건이다.
박 변호사는 "이혼 시 재산분할의 대상은 혼인 중 부부가 공동으로 협력해 형성·유지한 재산"이라며, 배우자가 몰래 은닉하거나 제3자에게 이전했더라도 공동 재산에서 유출된 것이라면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 역시 재산 분할을 회피할 목적으로 은닉한 경우 이를 재산 목록에 포함해 분할 비율을 정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미 재산이 이전된 뒤에 대응하는 것보다, 처분 이전에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이나 예금·주식 가압류, 부동산 가압류 등을 통해 배우자가 추가로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
이미 이전이 이루어졌다면, 이혼 소송과 함께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제기해 이전된 재산을 부부의 공동 재산으로 원상복구시키는 방법도 있다.
사해행위 취소 소송, 요건과 제척기간 엄격히 따져야
그렇다면 전남편에 대한 재산 이전을 사해행위로 취소할 수 있을까.
박 변호사는 "혼인 중 배우자가 악의적으로 재산을 빼돌리는 행위는 사해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사해행위가 인정되려면 재산분할청구권 등의 피보전채권이 존재해야 하고, 재산을 분할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배우자의 사해의사, 그리고 재산을 받은 상대방이 사해행위임을 알고 있었다는 악의가 갖춰져야 한다.
특히 재산 분할을 회피할 목적으로 제3자에게 증여했다는 점을 증거로 입증하는 것이 소송의 핵심이 된다.
더욱이 제척기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사해행위임을 안 날로부터 1년, 그 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안에 반드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입양한 양자, 유언으로도 상속 완전 배제 불가
한편 A씨가 가장 고심하는 또 다른 문제는 상속이다.
이미 친양자로 입양된 아내의 딸을 상속에서 배제하고 친아들에게만 재산을 물려줄 수 있는지를 박 변호사에게 물었다.
박 변호사는 "입양한 양자는 친자와 동일한 권리를 가진 자녀로서 현행법상 직계비속의 신분을 유지하며, 상속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유언으로 친아들에게 전 재산을 넘기는 방식이나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양자인 자녀는 법적 상속분의 절반에 해당하는 유류분을 청구할 권리를 갖기 때문에, 어느 방법을 써도 완전한 배제는 불가능하다.
결국 A씨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파양이다.
협의 파양의 경우 양부모와 양자가 합의한 뒤 관할 가정법원에 파양신고를 하면 되지만, 양자가 미성년자일 경우에는 법원의 허가가 별도로 필요하고, 아내가 친권자라면 아내의 동의 없이는 협의 파양 자체가 진행되지 않는다.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재판상 파양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재판상 파양은 양부모가 양자를 학대하거나 유기한 경우, 양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 등 법이 정한 엄격한 사유가 있어야만 인정된다.
박 변호사는 "배우자가 공동 재산을 숨기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겼더라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정리하면서, 재산 처분이 임박했다면 가압류·가처분을 먼저 진행하고, 이미 이전이 완료됐다면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검토하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양자는 친자녀와 동일한 상속권을 가지므로 유언만으로 상속에서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