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난 그런 적 없는데⋯" 싶을 때, 과태료 그냥 내지 말고 두 가지만 따져보자
"아니, 난 그런 적 없는데⋯" 싶을 때, 과태료 그냥 내지 말고 두 가지만 따져보자
갑자기 날아온 주차위반 과태료 딱지가 정말 억울하다면?
변호사가 통지서에서 중점으로 보라고 한 건 '두 가지'

주차위반 과태료 사전통지서 속 내 차. "내가 정말 그랬나?" 싶어도, "어차피 안 되겠지"라는 마음에 그냥 내고 말았던 과태료. 변호사들은 "억울하다"면 통지서 속 이 두 가지를 확인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열자마자 기분이 확 나빠지는 우편물이 있다. 일명 '주차위반 과태료 딱지'다.
어디서 찍혔는지도 가물가물하지만, 우선 사진부터 '부인할 수 없는' 내 차가 맞는다. 게다가 위반 장소와 일시, 적용 법령까지 세세하게 특정됐다. 빨간 글씨로 '납부기한 후 납부 불가'라는 경고 아닌 경고도 붙어있는 탓에 당장이라도 과태료를 내야 할 것 같다.
정식 명칭은 '사전 통지서'지만, 실제로는 무조건 돈을 내야 하는 '최후 통지서'쯤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물론 억울하면 "구청에 의견을 제출해달라"는 안내 사항이 있긴 하지만, 이 말대로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해봤자 어차피 안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들 의견은 달랐다. "실제 의견 제출을 통해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 사례가 있다"며 억울한 사정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반박해볼 것을 조언했다.
우선 "크게 두 가지를 확인해보라"고 했다.
주⋅정차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는 도로교통법 제32조에 근거한다. 이 조항은 주⋅정차가 금지된 장소를 몇 군데 나열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횡단보도, 버스 정류장 인근(10m), 소화전 옆(5m) 등이다. 부과되는 과태료는 승용차 기준으로 8만원이다.
단속되는 즉시 과태료 부과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당사자가 반박할 수 있는 기회가 최소 10일은 보장된다. 우리 법(질서위반행위규제법)이 그렇게 강제하고 있다. 제16조에서 "행정청이 과태료를 부과하려고 할 때는 10일 이상의 기간으로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명시한다.
딱지의 정식 명칭이 '사전 통지서'인 이유다. 그런데 이 단계를 그냥 지나쳐버리면, 그땐 과태료 부과가 확정된다. 이때부터는 정정이 상당히 어렵다.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는 "뒤늦게 억울함이 있어도 법원에서 행정소송으로 다투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임 변호사는 "억울하다면 사전 통지 단계에서 미리 적극적으로 다툴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복잡한 소송을 거치지 않고도, 의견서 제출 등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과태료 부과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전 통지서를 받으면, 크게 두 가지를 중점으로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① 실제 주⋅정차 금지 구역 침범 여부
우선 "사진을 통해 실제로 주⋅정차 금지 구역을 침범한 게 확인되는지를 따져보라"고 했다.
횡단보도에 주차한 사례를 예로 들면 차량이 횡단보도에 침범한 게 맞는지, 침범이 아니라 촬영 각도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은 아닌지, 시민이 제보한 경우라면 추후 사진을 수정해 그렇게 보이게 만든 것은 아닌지 등을 검토해봐야 한다는 취지였다.
만약 본인이 실제 횡단보도를 침범하지 않았다면, 의견 진술서에서 이러한 내용으로 반박하라고 했다.
② 사진이 촬영된 시간의 간격의 차이
두 번째로 확인해야 할 것은, 적발 사진들이 촬영된 '시간의 간격'이다.
불법 주⋅정차를 단속하는 기준은 '1분'이다. 그래서 불법 주차 신고를 받는 행정안전부도 "1분 간격으로 2장 이상을 찍어 신고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간 간격이 길면 길수록 법규 위반이 더 확실해지는 걸까. 변호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촬영 간격에 상당한 차이가 난다면, 오히려 반박이 가능하다고 했다. 촬영 간격이 일정 이상으로 크게 벌어지면, 그사이에 움직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법률 자문

임 변호사는 "계속해서 정차되어 있었다는 게 아니라 잠시 정차를 했지만 금방 이동을 했고, 얼마 뒤 그 주변에 다시 정차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태료 처분의 입증 책임은 행정청에 있다"며 "행정청이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고, '주⋅정차 위반을 했을 수도 있고, 안 했을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는 정도라면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서화담의 백혜랑 변호사도 "위반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라면 위와 같이 지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해율의 안성열 변호사 역시 "과태료 자체의 금액이 적기 때문에 내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이의 절차"라는 의견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