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한번만 더 쓰자”…지인 명의로 4년간 마약류 처방받은 남성, 결국 실형
“명의 한번만 더 쓰자”…지인 명의로 4년간 마약류 처방받은 남성, 결국 실형
법원 "약물 의존도 매우 높고 재판 중에도 범행" 징역 1년 6개월 선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지인의 주민등록번호로 4년 동안 74번이나 병원을 돌며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받은 30대 남성이 결국 쇠고랑을 찼다. 심지어 재판을 받던 중에도 병원에 침입해 약을 훔치는 등 범행을 멈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방법원 안경록 판사는 2024년 7월 18일, 수족관 직원 A씨(34, 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와 함께 102만 5,736원을 추징(범죄로 얻은 이익을 거두어들임)하라고 명령했다.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주민등록법 위반 △사문서위조·행사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사기 △건조물침입 △절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7개에 달했다.
A씨는 2020년 3월부터 약 4년간 지인 B씨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대구 지역 병원들에서 총 74차례 진료를 받았다. 그는 접수 과정에서 B씨 명의로 된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 등을 위조해 병원 직원에게 제출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이러한 수법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보험급여 328만여 원을 부정하게 타냈고,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이 포함된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의 일종)을 62차례나 처방받아 투약했다.
그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23년 5월에는 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 몰래 들어가 향정신성의약품 3통을 훔쳐 투약하기까지 했다.

"명의도용 한번만 더 하자"…카톡 메시지가 발목 잡아
"명의를 빌려줬다"는 A씨의 주장은 통하지 않았다. B씨는 법정에서 "감기 치료 정도를 받도록 명의 사용을 허락한 건 기억 못 할 수 있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허락한 적은 결코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했고, 법원은 이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결정적인 증거는 두 사람이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였다. A씨는 B씨에게 "B야 형 병원함 더 갈라하는데 명의도용 함만 더하자"라고 보냈다. 재판부는 "구체적인 진료 내용을 설명하지 않고 '한 번만 더'라는 표현을 쓴 것은, B씨가 이전의 반복적인 명의 도용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재판 중에도 또 범죄"…법원, 상습·반복 범행 지적
안경록 판사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여러 불리한 점을 꼽았다. 재판부는 "타인의 명의를 도용한 기간과 규모가 상당하고, 약을 훔치기까지 한 점에서 약물 의존도가 매우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A씨에게 이미 실형 2회를 포함한 다수의 전과가 있고, 그중 한 번은 같은 향정신성의약품 투약 범죄였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선행 범죄로 재판을 받으면서도 자숙하지 않고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죄책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대부분을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의사의 처방을 통해 약을 투약했던 점" 등은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참고] 대구지방법원 2023고단4407,2024고단1556(병합) 판결문 (2024. 7. 18.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