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국가가 미군 기지촌 운영하며 성매매 부추겨"…6억 배상 확정
대법 "국가가 미군 기지촌 운영하며 성매매 부추겨"…6억 배상 확정
'정부 주도의 국가폭력' 70년 만에 인정
대법 "국가의 위법행위로 인해 인격권 침해"

과거 주한미군을 상대로 한 기지촌에서 이뤄진 성매매에 종사한 여성들에게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단이 처음으로 나왔다. /연합뉴스
"국가가 미군 기지촌을 운영하며 성매매를 부추겼다."
1950년대 주한미군 '기지촌'에서 이뤄진 성매매에 대한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국가가 외화벌이 목적으로 기지촌을 운영하고, 성매매를 적극적으로 조장한 책임을 인정했다. 결국 주한미군 기지촌 운영이 정부 주도의 국가폭력이었다는 사실이 70년 만에 인정된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미군 위안부 피해자 등 9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국가가 피해자들에게 총 6억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봤다.
주한미군 기지촌은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정부가 관련 규정을 마련해 운영했다. 당시 정부는 "위안부는 외화를 벌어들이는 애국자"라며 위안부들에게 주기적으로 영어 회화 교육 등을 실시했다.
사실상 성매매를 조장한 것이다. 특히 주기적으로 이뤄지는 성병 검진에서 탈락하면 소위 '몽키하우스'라는 수용소에 여성들을 격리시켰다. 또한 성병에 걸린 미군이 상대 여성을 지목하면, 성병 진단 없이도 격리될 수 있었다. 격리된 여성들에겐 무차별하게 페니실린 주사를 투여해 쇼크로 사망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당시 여성들은 무허가 직업소개소를 갔다가 기지촌에 유입되거나, 다른 생계 수단을 찾지 못해 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들 미군 위안부 피해자 120명은 지난 2014년 "정부가 기지촌을 조성하고 관리⋅운영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지난 2017년 1심은 격리 수용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국가의 책임만을 인정했지만, 2심 재판부는 국가 책임의 범위를 더 넓게 봤다. 국가가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기지촌을 운영하고 관리한 점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2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국가는 원고들의 성적 자기결정권, 나아가 인격 자체를 국가적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삼았다."
2심은 원고 117명에 대해 국가가 6억 4700만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봤다.
대법원의 판단도 2심과 같았다. 대법원은 "여성들이 국가의 위법행위로 인해 인격권 또는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 당함으로써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2심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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