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법촬영 협박 강간' 초범 징역 4년…2심, 무죄 뒤집고 유죄 확정한 이유는?
[단독] '불법촬영 협박 강간' 초범 징역 4년…2심, 무죄 뒤집고 유죄 확정한 이유는?
초범인데도 '징역 4년' 철퇴
중형 선고된 결정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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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고등법원이 헤어지려는 피해자를 협박해 감금하고 강간하는 등 다수의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특히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됐던 준강제추행 및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가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히면서 형량이 유지됐다.
법원은 이 사건 피고인이 초범이라는 유리한 정상에도 불구하고, 다양하고 반복적인 범죄를 저지르고 피해 회복에 전혀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의 피고인은 준강제추행, 카메라등이용촬영(4회), 강간(포괄일죄), 감금(2회), 협박(포괄일죄),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포괄일죄) 등 무려 7가지 유형의 범죄를 저질렀다.
헤어지자는 피해자에 대한 '전방위적 괴롭힘'
피고인과 피해자는 연인 관계였으나, 피해자가 관계를 끝내려 하자 피고인의 악행이 시작됐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성관계 영상이나 나체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보낼 것처럼 협박해 피해자를 호텔에 감금하고 강간했다.
또한, 술에 취해 잠든 피해자의 상의를 걷어 올리고 가슴 등을 만지는 준강제추행을 저지르고, 이 장면을 포함해 성관계 장면을 4회에 걸쳐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불법 촬영했다.
협박과 감금, 강간 외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불안감과 공포심을 유발하는 스토킹 행위를 이어갔다.
판결문은 "피고인의 행위로 피해자는 매우 큰 괴로움을 겪었고, 자신 및 가족들이 해를 입지는 않을까 극심한 두려움에 떨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피해자의 심각한 고통을 명시했다.
1심 무죄 뒤집은 '불법 촬영물' 증거능력 확보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의 준강제추행 및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에 대한 증거 능력이었다.
1심은 경찰의 휴대폰 탐색 및 압수 과정에서 피고인의 동의가 진정하지 않았고 변호인의 참여권이 침해되었다고 보아, 관련 영상 4개(준강제추행 2개, 성관계 2개)를 '위법수집증거'로 보고 증거 능력을 부정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이와 달리 판단했다.
휴대폰 탐색과 압수의 적법성 재검토
① 2024. 1. 1.자 탐색의 적법성: 경찰은 피해자의 구체적 진술(성관계 영상 등으로 협박하여 강간했다는 내용)에 따라 피고인에게 휴대폰 탐색 동의 여부를 물었다.
피고인은 탐색에 동의하고 비밀번호를 알려주었으며, 이후 피의자신문조서 작성 시에도 "휴대폰 탐색은 동의하에 이루어졌습니다"라고 자필로 기재한 사실이 확인됐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고 피고인의 동의 의사표시가 진정하다고 보아, 이 탐색이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② 2024. 1. 4.자 압수의 적법성: 경찰은 법원에서 발부받은 영장(압수·수색·검증영장)에 따라 압수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통지하고 피고인이 실제 참여한 사실이 인정됐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 중 최소한 한 쪽에게 참여권을 보장하도록 규정한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참여한 이상, 변호인에게 별도로 통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위법한 증거 수집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설령 절차적 흠결이 있더라도, 피고인이 실제 참여했고 수사기관이 적법절차를 준수하려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하면,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 규명이라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목적에 반한다고 명시했다.
결과적으로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영상이 모두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해 1심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준강제추행 및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초범인데도 징역 4년, 중형이 선고된 결정적 이유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며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그리고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관련기관에 각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징역 4년은 유사한 범죄 유형의 판례들과 비교할 때 중간 수준에 해당하며, 일반적인 강간죄 양형 기준상 기본 영역 상한에서 가중 영역 하한 수준이다.
초범이라는 유리한 정상에도 불구하고 중형이 선고된 결정적인 배경은 다음과 같은 가중 요소들이었다.
다수의 범죄와 반복성
피고인은 준강제추행, 불법 촬영(4회), 강간, 감금(2회), 협박, 스토킹 등 7가지 유형의 범죄를 저질렀다.
단순히 한두 가지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피해자를 대상으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괴롭힘을 가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불법 촬영물을 이용한 악질적인 협박
피고인은 피해자의 나체 사진과 성관계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유포할 것처럼 협박하여 강간과 감금의 수단으로 삼았다.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상 촬영물 유포를 빌미로 한 협박은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두려움을 야기하는 매우 악질적인 범행 수법으로, 양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피해 회복 노력의 부재와 피해자의 엄벌 탄원
가장 결정적인 가중 요소 중 하나는 '피해 회복 노력의 부재'였다.
재판부는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바라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양형 기준상 '피해자와의 합의'나 '처벌불원'은 매우 중요한 감경 요소로 작용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이러한 감경 요소가 전혀 없었다.
만약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 회복 노력을 인정받았다면, 유사 판례에 비추어 징역 3년 이하의 형이 선고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피해자의 엄벌 탄원이 있었기 때문에, 초범임에도 불구하고 징역 4년이라는 중형이 선고된 것이다.
수원고등법원의 이번 판결은 성범죄와 디지털 성범죄, 스토킹 등 다중 범죄에 대해 법원이 '초범'이라는 요소를 감안하더라도 '범죄의 악질성'과 '피해 회복 노력 부재'에 대한 책임을 더욱 엄중하게 묻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