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베뮤 사건으로 본 제빵업의 민낯: '사람 갈아 넣는' 경영, 법원이 묻다
런베뮤 사건으로 본 제빵업의 민낯: '사람 갈아 넣는' 경영, 법원이 묻다
'죽음 부르는 경영' 고발된 런던베이글뮤지엄 사건
제빵·요식업계 만연한 노동 착취의 구조적 민낯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스타그램
최근 인기 제빵 브랜드 '런던베이글뮤지엄(이하 런베뮤)'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건이 큰 논란을 낳고 있다.
이 사건의 핵심 문제점은 최소 인력으로 최대 효율을 추구하는 운영 방식이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한 전형적인 사례라는 지적이다.
새벽부터 시작되는 고강도 업무, 장시간 근로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제빵업계의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이는 비단 런베뮤만의 문제가 아닌 산업 전반에 만연한 '죽음 부르는 경영'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노동 착취는 실제로 수많은 산업재해 및 법적 분쟁을 낳고 있으며, 최근에는 법원이 경영책임자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묻는 등 법적 처벌이 대폭 강화되는 추세다.
'사람을 갈아 넣는' 제빵업의 민낯: 노동 착취와 과로사의 굴레
런베뮤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인건비 절감을 통한 극대화된 효율 추구'는 제빵업을 포함한 요식업계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노동 착취의 고리다.
제빵·음식점업에 만연한 '최저임금 미달'과 '휴게시간 증발'
장시간 근로가 일상화된 제빵 및 음식점업에서는 근로기준법 및 최저임금법 위반 사례가 빈번하게 발견된다.
1일 14시간 이상 근무를 시키면서도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거나, 휴일근로수당 및 퇴직금을 미지급하는 사례는 전형적이다(청주지방법원 2023. 8. 9. 선고 2022고단1259 판결 등).
특히 주목할 점은 '휴게시간 미부여' 문제다. 명목상 휴게시간이 있더라도 실제로는 손님이 적은 시간에 '대기 상태'를 유지하도록 강요받아 실질적인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법원은 이러한 경우에도 이를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며, 사업주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있다(울산지방법원 2022. 2. 17. 선고 2021고정280 판결). 이는 새벽 작업이 필수적인 제빵업의 특성상 노동 강도는 높고 휴식은 부족한 구조적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
안전은 뒷전: 제빵기계 끼임 사고, 추락사 등 산업재해 속출
인력 부족은 곧 안전 관리 소홀로 이어진다. 최소 인력 운영은 안전 관리자 미배치, 안전 교육 부족, 위험 설비에 대한 안전장치 미설치 또는 임의 해제 등으로 이어져 근로자의 생명까지 위협한다.
실제로 제빵기계 작동 중 안전장치 미비로 인한 끼임 사고나, 작업 발판 미설치 등 안전조치 미비로 인한 추락사고 등 중대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울산지방법원 2024. 4. 4. 선고 2022고단4497 판결, 창원지방법원 2023. 2. 9. 선고 2022노414 판결 등).
'안전 외면' 경영자에 '징역형' 경고: 중대재해처벌법의 칼날
런베뮤와 유사한 노동 착취의 고리를 끊기 위해 최근 법적 규제와 처벌 수위는 대폭 강화되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은 '최소 인력-최대 효율'이라는 경영 방침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경영책임자, '안전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외면하다
2022년 1월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에게 재해 예방에 필요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직접 부과한다.
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사망할 경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여 처벌 수준을 비약적으로 강화했다. 이는 단순한 현장 관리자 처벌을 넘어,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에게 '안전을 위한 투자 및 시스템 구축'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어 최소 인력 운영에 제동을 건다는 의미다.
법원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엄격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최근 판례에서는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지 않아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징역 1년 2월에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등(제주지방법원 2023. 10. 18. 선고 2023고단146 판결), 경영자에 대한 직접적인 형사책임이 인정되고 있다.
손해액 5배까지 배상!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중대재해처벌법은 나아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여 사업주에게 강력한 경제적 제재를 가한다.
경영책임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법적 의무를 위반하여 중대재해를 발생시킨 경우, 사업주에게 피해자가 입은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지도록 한 것이다.
이는 산재 보험금 외에 별도의 막대한 금액을 배상하게 함으로써, '인명을 비용으로 간주하는' 경영 행태에 경종을 울린다.
노동 착취의 악순환을 끊을 긴급 해법
런베뮤 사건을 통해 드러난 제빵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적 규제의 엄격한 집행과 함께, 기업과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
- 법적 규제 강화 및 엄격 적용: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하고, 최저임금 및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처벌을 더욱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감독 강화가 시급하다.
- 적정 인력 배치 기준 마련: '최소 인력' 대신 '적정 인력' 운영을 위한 업종별 기준을 마련하고, 장시간 근로 방지를 위한 교대제를 도입해야 한다.
- 경영책임자의 인식 전환: 단기적 이익 추구보다는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경영 방침을 수립해야 한다.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은 그 어떤 경제적 이익보다 중요하며, 이를 보호하는 것은 사업주의 법적 의무이자 사회적 책임이다.
법의 칼날이 겨누는 지금, 사업주는 '사람을 위한 경영'으로의 근본적인 전환 없이는 더 이상 위험한 경영을 지속할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