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간질장애 수영객 익사, 안전요원 미배치 과실 인정했지만, 배상 책임은 없다
[단독] 간질장애 수영객 익사, 안전요원 미배치 과실 인정했지만, 배상 책임은 없다
서울북부지법, 손해배상 소송 기각
"잠영 특성상 발견 어려워, 구조 지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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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한 체육센터 실내수영장에서 간질장애 3급인 망인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망인은 2019년 11월 14일 18시경 자유수영을 시작했고 , 잠시 후 3레인에서 1레인으로 이동해 잠영(호흡을 참고 물속에서 수영하는 영법)을 시작했다.
당시 수영장에는 안전관리자 M 1인만이 근무하고 있었다.
망인이 엎드린 자세로 계속 잠수하자 1레인 옆에 있던 장애인 보호자들이 이를 이상하게 여겨 망인에게 "선생님 빨리 나오세요"라고 소리쳤으나 반응이 없었다.
이에 안전관리자 M는 즉시 입수하여 보호자들과 함께 망인을 물 밖으로 끌어올린 뒤 응급조치를 취했으나, 망인은 결국 대학병원 응급실로 후송된 후 사망에 이르렀다.
부검 결과 망인은 간질발작 또는 잠영 중 저산소증으로 일어나는 기절현상(블랙아웃)으로 지구력을 상실하여 익수 흡입(익사)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유족 측 주장: '안전요원 2인 미배치'는 명백한 과실
망인의 모친인 원고 A과 누나인 원고 B은 체육센터의 관리 수탁자인 C공단(피고 1)과 그 이사장 D(피고 2), 상임이사 E(피고 3), L팀장 F(피고 4), 수영장 운영관리 파트장 G(피고 5) 및 보험자인 H 주식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들은 관련 법령('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및 동법 시행규칙)에 따라 수영장 감시탑에는 2인 이상의 수상안전요원이 배치되어야 함에도 , 피고들이 M 외에 추가 수상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로 인해 망인이 적시에 구조되지 못하고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고들은 피고 5가 수상안전요원이 2명 근무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안전관리근무용역계약서를 위조하도록 교사한 행위에 대해서도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했다.
법원의 '반전' 판단: 과실은 인정되나, 사망과의 인과관계는 부정
서울북부지방법원 제12민사부(2022가합25121)는 이 사건에 대한 판단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안전요원 2인 미배치" 과실은 인정
법원은 체육시설법에 따라 수영장 감시탑에 2인 이상의 수상안전요원이 배치되었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이 사건 사고 당시 수영장 감시탑에 M 1인만이 근무하고 있었고, 심지어 M도 당시 감시탑에서 내려와 있어 감시자가 없었던 사실을 인정하며 '수상안전요원 2인 이상 미배치 과실'을 인정했다.
"잠영 특성상 구조 지연 아냐" 인과관계 부정
그러나 법원은 이 과실이 망인의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인과관계를 부정했다. 법원이 인과관계를 부정한 주요 사정들은 다음과 같다:
- 잠영의 특성: 잠수해서 물속을 나아가는 잠영은 수영자가 의식을 잃더라도 외부에서 곧바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보호자들도 오래 잠수하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 추가 안전요원의 무의미성: 감시탑에 수상안전요원이 있었다고 해도, 사고 당시 1레인 바로 옆에 있던 보호자들보다 빨리 망인의 이상상태를 알아차리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았다.
- 구조 및 응급조치의 적시성: 보호자들이 망인의 이상상태를 비교적 빠른 시점에 확인했고 , M가 즉시 입수하여 구조하고 자동제세동기(AED)와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했다. 추가 안전요원이 있었더라도 이외에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이지 않았다.
- 구조 소요 시간: 망인이 잠영을 시작한 시각(18:46경 이후)부터 119 신고 접수 시각(18:51경)을 고려할 때, 망인이 물속에 있었던 시간은 약 3분 내외로 추정된다. 법원은 3분 내외의 시간을 두고 구조조치가 지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간질장애 미고지: 망인이 간질장애가 있음을 수영장 관계자들에게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 2인의 안전요원이 근무했더라도 망인을 일반 이용자와 달리 특별히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봤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이 사건 과실로 인해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추가 쟁점: 사문서위조교사 행위에 대한 위자료 청구 기각
한편, 피고 5가 사고 후 안전요원이 2명 근무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사문서위조 및 증거위조를 교사한 사실은 인정됐다. 실제로 피고 5는 관련 형사재판에서 유죄(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법원은 문서위조죄의 보호법익은 '문서의 진정에 대한 공공의 신용'이며, 증거위조죄의 보호법익은 '국가의 사법기능'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피고 5의 위 행위로 인해 원고들의 개인적 법익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와 관련된 위자료 청구 역시 기각했다.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모든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으로 판결이 마무리됐다.
[참고] 서울북부지방법원 2022가합25121 판결문 (2025. 7. 10.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