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식' 경고성 소송? 변호사 4명 "강남 유학생 모녀, 최소 1억원은 물어내야"
'보여주기식' 경고성 소송? 변호사 4명 "강남 유학생 모녀, 최소 1억원은 물어내야"
강남 유학생 모녀에게 1억 3000만원 손해배상 '초강수' 둔 제주도
방역 비용만 1억 넘어⋯변호사 "제주도 손들어 줄 가능성 높다"
실제로 법원이 인정할 경우⋯여행 일정 하루당 약 2000만원씩 배상해야

제주도 관계자들이 30일 제주지검 민원실에서 제주 여행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서울 강남구 출신 미국 유학생 모녀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말뿐만이 아니었다. 정말 제주도가 '강남 유학생' 모녀에게 1억원대 소송을 걸었다. 증상이 있는 상태로 5일 동안 제주도 곳곳을 누빈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방자치단체가 확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건 시작부터 제주도의 입장이 강경했다. 해당 유학생의 확진이 확인되자마자 원희룡 제주지사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었다. "강력한 경고이자 호소"라고 했다. 섬이라는 특성상 의료진의 접근이 어렵다는 점을 우려한 목소리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제주도의 입장을 경고성 메시지로 이해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실제로 법원에 1억원대 소장이 제출됐다. 해당 모녀는 정말로 패가망신(敗家亡身)하게 되는 걸까. 변호사 4명에게 물어봤다. "최소한 1억원 이상이 인정될 테고, 그 이상일 가능성도 크다"는 답이 돌아왔다.
4박 5일간 제주도를 다녀왔으니, 하루당 최소 약 2000만원 이상을 물어내야 한다는 뜻이다.
사건은 지난 20일 제주도에서부터 발생했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A(19)씨가 어머니 등과 함께 이날 제주도에 들어왔다. 관광 목적이었다. 한창 정부에서 A씨와 같이 "한국으로 돌아온 유학생들은 자가격리를 해달라"고 권고하던 때였지만, A씨는 따르지 않았다. 돌아온 지 5일 만에 제주도로 향했다.
증상은 A씨가 제주도에 들어온 첫날 저녁부터 시작했다. 오한과 근육통, 인후통 등이었다. 전형적인 '코로나19' 의심 증상이었다. 하지만 여행을 멈추지 않았다. 4박 5일 일정을 그대로 진행했다. 여행 막바지에 한 일반 병원도 다녀왔지만, 선별진료소는 찾지 않았다. 심지어 A씨는 일정 동안 마스크 착용도 들쑥날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사를 위해 A씨가 선별진료소에 간 건 지난 24일. 여행을 마치고 서울 강남으로 돌아온 뒤였다.
제주도는 지난 30일 법원에 "해당 모녀가 1억 3200만원을 물어내야 한다"는 소송을 냈다. 방역 작업에 들어간 1억 1000만원, 업체 2곳과 자가격리 된 2명에 대한 22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얌체 짓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해당 모녀가 이 돈을 다 물어내야 할 수도 있을까. 사건을 분석한 변호사들은 "그럴 가능성이 높고, 최소한 1억 1000만원의 방역 비용은 물어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①의무 아닌 권고였는데도 문제 될까?
변호사들 "적어도 과실로 인정될 듯"
A씨 측에게 "해당 금액을 물어내라"고 하기 위해서는 민법상 불법행위인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A씨는 자가격리 '의무' 대상자가 아니었다. '권고' 기간에 제주도 여행을 간 점을 두고 불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여러 사정을 종합했을 때 변호사들은 "충분히 그렇게 볼 만하다"고 했다. 고의 또는 적어도 과실로 제주도에 손해를 입힌 점이 인정된다는 취지였다.
법률자문

법무법인 갑을의 옥민석 변호사는 "모녀 측에게 고의 또는 적어도 중과실이 인정될 것"이라며 그 이유로 "①권고를 받고도 해당 모녀가 5일 만에 여행을 시작했고, ②증상이 나타났을 때 곧바로 여행을 멈추지 않았으며, ③결국 여행을 강행하다가 서울에 돌아온 뒤에서야 보건소를 찾았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 "피해를 본 제주도 측의 특별한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제주도의 청구금액 대부분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1억 3200만원을 모녀가 고스란히 뱉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법무법인 해자현의 조은결 변호사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해당 모녀는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과 위기의식이 전국적으로 높은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주의의무를 다했어야 했다"며 "적어도 1억원 1000만원의 방역 비용은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② "확진은 여행 이후" 주장한다면?
변호사들 "안 통할 것"
만약 모녀 측에서 '증상이 나타난 건 제주도 여행을 시작한 뒤였고, 확진 판정을 받은 것도 여행을 마친 뒤였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변호사들은 "해당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밝혔다.
법률사무소 용기의 박예지 변호사는 "감염위험 및 전파 가능성은 확진 여부와 관계가 없다"며 "특히 A씨는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으로 돌아올 당시 '증상이 나타나면 1339 콜센터로 신고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A씨 본인도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선별진료소를 찾았다는 점에서 자신도 '코로나19'를 의심하고 있었음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 역시 이러한 모녀의 주장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