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견(禁犬)'의 구역 국회 본회의장⋯조이는 당당히 첫발을 내디딜 것
[단독] '금견(禁犬)'의 구역 국회 본회의장⋯조이는 당당히 첫발을 내디딜 것
'최초의 여성 시각장애인 국회의원' 김예지 미래한국당 당선인
"국회에는 못 들어간다" 김예지 당선인의 안내견 '조이'를 둘러싼 논란
인권변호사들 "출입 막을 이유 전혀 없는데⋯논란과 고민 자체가 차별"
![[단독] '금견(禁犬)'의 구역 국회 본회의장⋯조이는 당당히 첫발을 내디딜 것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2020-04-17T21.49.35.221_417.jpg?q=80&s=832x832)
지난 27일 비례대표 후보 공천장 수여식에서 시각 장애 피아니스트 김예지 후보의 안내견인 '조이'에게 비례대표 0번 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연합뉴스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 이번 21대 총선에 당선된 미래한국당 김예지(39) 당선인의 동반자다. 이로써 '조이'는 대한민국 헌정 72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본회의장에 발을 디딜 '동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17일 오후까지도 "'조이'는 본회의장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 기사가 잇따랐다. 지금까지 국회는 소란을 피울 수 있다는 이유로 안내견의 출입을 막아왔고, 앞서 당선됐던 시각 장애 국회의원들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왔다. 이런 '관례'와 역사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7시쯤 김예지 당선인 본인은 로톡뉴스와 통화에서 "'조이'가 국회 본회의장에 출입하는 문제는 이미 그렇게 하기로 논의가 이뤄졌다"며 "지금 검토하고 있는 건 본회의장에서 '조이'의 자리를 어디로 정할지에 대해서"라고 밝혔다.
"국회가 '조이'의 본회의장 출입을 고심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다르다"며 "확실한 오보"라고 했다.
17일 하루 사이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를 둘러싸고 벌어진 '해프닝'과 그 원인을 정리했다.
김 당선인이 국회에 들어가기로 확정된 지난 16일. 사람들의 관심은 그의 안내견 '조이'에게 쏠렸다. '조이'가 앞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였다.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국회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안내견의 국회 본회의장 출입을 허용한 적이 없었다. 시각장애인 후보가 처음 당선됐던 지난 2004년. 당시 국회사무처는 "소란을 피울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출입을 불허했다. 그 뒤로도 본회의장은 줄곧 금견(禁犬)의 지역이었다.
'이번에는 다를까' 궁금해하는 여론이 많았지만, 국회사무처는 17일까지도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다. "동물의 회의장 출입과 관련한 명시적인 조항은 없다"며 "안내견을 동반하고 의정 활동을 하는 사례에 대해서 검토해볼 것"이라는 정도에 머물렀다.
국회가 과거와 동일한 기준을 되풀이해서 밝히자 언론은 기존 관성에 따라 "'조이'도 출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기사를 쏟아냈다. 그로 인해 '조이'의 국회 입성은 어둡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이런 보도를 접한 장애인 인권 분야 변호사들은 "국회 관례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진 장애인 차별"이라며 "논란이 된 것 자체가 문제"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법률 자문

공인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의 김재왕 변호사는 "안내견은 짖거나, 소란을 피우지 않도록 충분히 훈련받은 개"라며 "그럼에도 국회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인 시각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안내견의 성격도 모르고, 장애인에 대한 이해도 없는 것"이라고 했다.
'연극하는 장애인 변호사'로 알려진 김원영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도 "국회라고 해서,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예외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공연장이나 식당에서도 안내견 출입을 금지하면 장애인 차별로 인정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국회가 식당이나 공연장과 달리 예외라면, 그 차이는 권력밖에 없을 것이다."
장애인권법센터 김예원 변호사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국회가 '조이'의 출입을 막을 수 있는 사유가 전혀 없다"며 "안내견 출입 대신 다른 편의를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역시 차별"이라고 밝혔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염형국 변호사도 "관례로 정당화될 수 없는 장애인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안내견 출입 논란은 처음 있는 사건이 아니다. 지난 2004년 첫 시각장애인 국회의원 정화원 의원 때부터 계속 이어져 온 '관례'의 문제다. 국회 측 입장은 '관행'과 '관례'에 묶여있었다.
"개가 짖어대면 의사진행에 방해가 될 수 있는데, 굳이 안내견이 본회의장에 들어와야 되는가?"
실제 데일리안이 보도한 지난 2006년 국회사무처의 답변이었다. 14년이 지났다. 로톡뉴스는 17일 국회 관계자들의 인식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접촉했다. 하지만 들을 수 없었다. 모든 관계자들이 답변을 서로 미뤘기 때문이다.
국회사무처 운영지원과 운영총괄업무 담당자는 "저희 소관이 아니다"라며 "의회방호담당관실, 경호과가 맡고 있는 업무"라고 했다.
하지만 의회방호담당 주무관은 "경호과에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을 돌렸다. 그러나 경호과의 답변은 의회방호담당과와 충돌했다. "우리도 담당과가 아니다"라며 "지금 단계에서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
국회 담당자들이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동안 김예지 당선인과 연락이 닿았다.

김 당선인은 전화를 받자마자 "기존 보도는 완전한 오보"라고 말했다. 그는 "방금 알았는데 깜짝 놀랐다"며 "기사가 이렇게 나갈 줄 몰랐다. 이런 식으로 기사가 나가게 되면 오해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김 당선인에 따르면, '조이'의 국회 본회의장 출입 문제는 완전히 해결됐다. 상임위원회 회의장 출입도 문제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했다. 김 당선인은 "다만 지금 검토하고 있는 건 조이가 내 앞자리에 앉을지, 옆자리에 앉을지, 끝자리에 내가 앉고, 빈 공간에 조이를 앉힐지, 아니면 옆자리를 비워둘지 등이다. 해외 사례와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참을 설명한 뒤에 김 당선인은 이렇게 말했다.
"('조이'의 국회 본회의장) 출입을 막으면 그건 법 위반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복지법이 (안내견은) 어디든지 갈 수 있다고 하고 있다. 국회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한 곳이다. 그런 곳에서 어떻게 그런 조치가 나오겠느냐. 게다가 지금은 2020년이지 않느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