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꼬셨다고 해줘" 불륜 들키자 20대 간호사 뒤에 숨은 의사
"네가 꼬셨다고 해줘" 불륜 들키자 20대 간호사 뒤에 숨은 의사
달콤한 유혹 뒤엔 "내 가정 지켜야 해" 비겁한 책임 전가
병원 로비서 머리채 잡고 차량 뒤진 아내
변호사 "명백한 형사처벌 대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0대 간호사 A씨는 유능하고 평판 좋은 동료 의사 B씨와 사랑에 빠졌다. 시작은 B씨의 집요한 구애였다. 그는 A씨에게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다", "너처럼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은 없다"며 다가왔다.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거절했지만, 계속되는 애정 공세에 결국 마음을 열었고 6개월간 비밀스러운 관계를 이어갔다.
하지만 파국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의사의 아내 C씨가 병원으로 들이닥친 것이다. C씨는 환자와 동료들이 지켜보는 로비에서 A씨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며 "남의 남편을 꼬신 불륜녀"라고 고함을 쳤다.
분이 풀리지 않은 C씨는 A씨를 주차장으로 끌고 가 폭행하고, A씨의 차를 뒤져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탈취했다. 이어 인근 카페로 끌고 가 "불륜 사실을 인정한다"는 반성문까지 강제로 쓰게 했다.
지옥 같은 시간이 지나고 A씨에게 남은 건 상간자 위자료 청구 소송 소장이었다. 혼란에 빠진 A씨는 의사 B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비수가 되어 꽂혔다.
"미안하지만 내 가정을 지키려면 어쩔 수 없었어. 와이프한테 네가 먼저 나를 유혹했고, 나는 거절 못한 거라고 말해 뒀으니까, 재판에서 다투지 말고 네가 주도한 걸로 해줘."
사랑을 속삭이던 연인은 온데간데없고,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비겁한 남자만이 남았다. 억울한 상황에서 A씨는 법적으로 어떤 판단을 받게 될까. 그리고 폭력을 휘두른 아내는 처벌받지 않는 걸까. 19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한 법무법인 신세계로 이재현 변호사의 법률 해석을 통해 짚어봤다.
책임 전가해도 위자료 피할 순 없어... 다만 액수는 줄일 수 있다
우선 냉정하게 법리만 따지자면, 간호사 A씨가 위자료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이재현 변호사는 "제3자가 부부 일방과 부정행위를 하는 것은 부부 공동생활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라며 "A씨는 상대가 유부남인 것을 알고 있었고, B씨 부부 관계가 이미 파탄 상태였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위자료 책임을 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의사 B씨의 태도다. 통상적으로 상간자 중 한 명이 위자료를 지급하면, 같이 잘못한 유책 배우자(B씨)에게도 그 비율만큼 돈을 내놓으라는 구상권 청구가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법원의 판결 추세는 조금 다르다. 이 변호사는 "법원은 복잡한 구상 관계를 피하기 위해, 애초에 전체 손해액 중 상간자가 부담해야 할 부분만 떼어 위자료 액수를 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즉, 아내 C씨가 남편과는 이혼하지 않고 A씨만 상대로 소송을 건 경우, A씨가 추후 B씨에게 돈을 달라고 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A씨는 B씨의 요구대로 모든 죄를 뒤집어써야 할까. 이재현 변호사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조언했다. B씨가 보낸 "네 책임으로 하라"는 메시지 자체가 오히려 관계의 주도권이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높은 의사 B씨에게 있었음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A씨는 자신의 책임을 감경받고 위자료 액수를 낮출 수 있다.
머리채 잡고 차 뒤진 아내... 특수 절도보다 무서운 '차량 수색죄'
사건의 또 다른 쟁점은 아내 C씨의 사적 제재다.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가더라도, 법은 C씨의 행동을 엄격하게 금지한다. 이재현 변호사는 C씨의 행동들이 "형사 처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먼저 병원 로비에서 머리채를 잡은 행위는 폭행죄에 해당하며, 반성문을 강제로 쓰게 한 것은 강요죄나 협박죄가 성립될 수 있다. 특히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불륜녀"라고 소리친 것은 사실이라 하더라도 형법 제307조에 따른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처벌받는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C씨가 A씨의 차를 뒤져 블랙박스를 가져간 행위다. 이는 단순한 절도나 재물손괴를 넘어선다. 우리 형법 제321조는 사람의 신체,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자동차 등을 불법으로 수색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재현 변호사는 "차량 수색죄는 벌금형이 아예 없고, 3년 이하의 징역형만 규정되어 있을 정도로 무거운 죄"라며 "아내 C씨가 동의 없이 차량을 수색한 행위는 이 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결국, 불륜은 민사상 손해배상의 대상이지만, 이를 응징하겠다고 나선 폭력과 수색은 명백한 형사 범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