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샤워하다가, 자다가 찍힌 남자들…그들을 찍은 것도 남자였다
화장실에서, 샤워하다가, 자다가 찍힌 남자들…그들을 찍은 것도 남자였다
[오늘 당신도 찍혔습니다 (3)] 판결문 전수분석
불법촬영 판결문 1259건 중 피해자가 남성인 경우 20건
불법촬영 피해자가 남성인 경우, 가해자 역시 '남성'이 대다수였다

로톡뉴스가 분석한 지난해 1259건의 불법촬영 판결문 가운데 20건(1.59%)은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였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로톡뉴스는 지난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일명 카찰죄)으로 처벌이 된 사건들을 분석해 총 3편의 기사를 발행했다.
<오늘 당신도 찍혔습니다, PART 1>에서는 불법촬영이 지난해 확정판결 기준 몇 건이나 발생했는지, 어디서 가장 많이 발생 했는 지 등에 대한 분석을 담았다.
<오늘 당신도 찍혔습니다, PART 2>에서는 신상공개 비율 및 양형사유 등을 분석하여, 불법촬영을 저지른 범죄자들을 단죄하는 법원의 전반적인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오늘 당신도 찍혔습니다, PART 3>에서는 미국 법조계에 몸 담았던 교수들을 만나 한국의 불법촬영 판결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이후 기사에서는, 위 3편에서 담지 못했던 데이터와 판결문들을 공개하고자 한다.
상대적으로 드물지만 피해자가 남성인 사례도 존재했다. 로톡뉴스가 분석한 지난해 1259건의 불법촬영 판결문 가운데 20건(1.59%)은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였다. 남성이라고 해서 불법촬영 범죄를 피할 수 있던 건 아니었던 것이다.
또한, 남성이 불법촬영 피해자인 경우 가해자 역시 남성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여성이 남성을 불법촬영한 사건들도 있었지만, 이는 연인관계나 부부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가해자가 여성인 경우 불특정 다수의 남성을 촬영한 경우는 없었다. 해당 사례들로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1259개의 판결문을 분석했을 때는 그랬다.
남성이 불법촬영을 가장 많이 당한 곳은 화장실이었다. 전체 20건 가운데 9건(45%)이 여기서 발생했다. 가해자들은 누군가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거나 자위행위 하는 모습들을 주로 촬영했다.
2위는 집이나 숙박업소였다(7건, 35%). 모두 피해 남성과 함께 있던 이성 혹은 동성 연인이 찍은 경우였다. 남성들은 옷을 벗고 무방비 상태로 잠들어 있다가 불법촬영을 당했다.
그 밖에 대학교 기숙사나 군대 내 샤워실·탈의실에서도 불법촬영이 일어났다. 종합해보면, 남성 피해자들의 경우 신체가 완전히 노출되는 곳에서 주로 불법촬영을 겪었다. 대중교통 등에서 피해를 입은 사례는 없었다.
또한, 남성을 불법촬영한 가해자 상당수는 같은 남성이었다. 분석한 전체 판결문 가운데 가해자 성별이 특정되는 사건은 총 19건이었는데, 그중 15건(약 80%)이 남성이었다.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대학교 남자기숙사 샤워실에서 발생한 불법촬영. 가해자는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대학생이었다. 그는 두 번째 범행에서 피해 남성에게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1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부산에선 한 피고인이 자신의 직장 상사를 스토킹하면서 약 1년간 불법촬영을 했다. 직장 내 곳곳에서 1140건에 달하는 사진과 영상을 남겼다. 특히 화장실 등을 따라다니며 불법촬영을 했는데, 당직실에서 잠든 피해자 신체를 직접 추행하면서 영상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 7월,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해당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여성이 불법촬영 가해자였던 경우도 4건 있었다. 한 가지 특징은 불특정 다수를 무작위로 불법촬영한 사례는 찾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여성 가해자들은 주로 연인이나 부부였다.
남자친구의 샤워하는 모습 등을 찍었던 피고인. 그러다 남자친구와 싸우고 화가 난다는 이유로 SNS에 이 사진 등을 게시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인천지법 재판부는 해당 피고인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술에 취해 나체로 잠든 남편의 사진을 찍은 피고인. 촬영 당시에는 술버릇을 고치게 하려 찍었던 것이지만, 향후 이혼 소송에서 남편의 귀책 사유를 주장하며 해당 사진을 제출하면서 불법촬영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을 맡은 광주지법 재판부는 "일반적인 성범죄 범행 경위와 달라 참작할 사정이 있고, 법원 제출 용도 외에 다른 곳에 유포하지 않았다"며 선고를 유예했다.
본 기획기사는 정보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