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식별번호 유출까지…SKT 해킹 사태, 피해자 승소 가능성은?
단말기 식별번호 유출까지…SKT 해킹 사태, 피해자 승소 가능성은?
2차 조사에서 드러난 'IMEI 유출' 가능성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 아닌 금융범죄 우려”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2025년 5월 20일 방송에서 발언 중인 하희봉 변호사.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캡처
국내 통신 1위 기업 SK텔레콤이 해킹 공격을 받아 2,700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피해자들이 본격적인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하희봉 변호사('SKT 손해배상청구' 공동소송 대리인)는 “현재 9,175명의 1차 소송인단이 이미 소장을 제출한 상태이고, 2차 인원도 30일 소송 제기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1인당 5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고 있다.
하 변호사는 “SKT 측이 고의 또는 과실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지 않으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면서 “입증 책임이 전환되는 개인정보 보호법 구조상, 이번 사건은 충분히 위자료 인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 민관합동조사단의 2차 발표는 파장을 키웠다. 당초 정부는 단말기 식별번호 유출 가능성을 부인했으나, 2차 조사에서 이를 번복했다. 조사단은 악성코드에 감염된 서버 수가 기존 5대에서 23대로, 악성코드 종류는 4종에서 25종으로 증가했으며, IMEI와 같은 민감한 정보까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 변호사는 “IMEI는 스마트폰의 고유 식별번호로, 이름·생년월일·전화번호 등 기존 유출 정보와 결합 될 경우 ‘정교한 금융 범죄나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IMEI 하나만으로 복제는 어렵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과기정통부의 설명은 현실을 과소평가한 것”이라며 “중요한 건 기술적 가능성보다 실제 악용 우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악성코드가 3년 전부터 SKT 시스템에 침투해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하 변호사는 “이번 조사 결과가 SKT의 보안 수준이 ‘충격적으로 낮았다’는 사실을 입증해 준 셈”이라고 말했다.
SKT가 현재까지 해지 위약금 면제를 거부하고 있는 점도 쟁점이다. 하 변호사는 “약관상 통신망 장애에만 면제를 허용한다는 논리로 고객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며 “신뢰는 이미 바닥이고, 위약금 면제는 상식적인 결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을 상대로 한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1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특히 2차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분들의 문의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고 하 변호사는 전했다.
청구 위자료는 1인당 50만 원으로, 이는 "고객이 겪었을 정신적 고통과 불안감, 그리고 일을 수습하기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소송의 승소 가능성에 대해 하 변호사는 "SK텔레콤의 명백한 법규 위반 행위가 인정이 되고 그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해 위자료를 청구한 것"이라며, "정보 유출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추상적 손해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번 소송의 핵심 법리 쟁점은 “입증책임이 전환된다”는 개인정보보호법 조항이다. "SKT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증명하지 않으면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직접적 금전 피해 없이도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며 하 변호사는 승소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