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달 만에 열린 이재용 파기환송심⋯시종일관 격앙된 모습 보인 이복현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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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달 만에 열린 이재용 파기환송심⋯시종일관 격앙된 모습 보인 이복현 검사

2020. 11. 09 21:02 작성2020. 11. 09 22: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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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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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 특검 측 대표로 참석한 이복현 부장검사와 강백신 부장검사는 이재용 측 변호인과의 충돌보다는 재판부와 더 많이 부딪혔다. /연합뉴스

10달 만에 열린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서 검찰은 이 부회장 측이 아닌, 재판부와 정면충돌했다. 재판부의 말을 끊는 건 예삿일로 벌어졌고, 큰 목소리를 내는 등 격앙된 감정을 감출 생각도 없어 보였다.


재판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말을 할 거면 서면으로 낸 자료는 취소하라"는 등 재판지휘권을 동원해 '복수'했다.


이 과정에서 감정싸움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문답도 오갔다.


재판장이 "제가 (과거) 재판 과정에서 검찰 측 말을 끊은 적 있느냐"고 물었을 때, 검찰 측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지난 기일에도 끊으셨다"고 즉답했다.


재판부가 지적하는 말에도 검찰 측은 "그건 재판장이 관여할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이 대화 직후에 재판장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오래전부터 쌓여온 '감정'은 다시 열린 재판에서 '펑' 터졌다

양측 감정의 골은 오래전부터 깊게 파였었다. 재판이 멈췄던 지난 1월 당시 검찰 측은 "재판장이 일관성을 잃은 채 예단을 가지고 피고인들(이재용 부회장 측)에게 편향적으로 재판한다"며 '다른 재판부에서 재판받게 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냈었다. 검찰 측이 제기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이의제기였다.


이 기피 신청은 대법원까지 올라간 끝에 결국 "기존 재판부에서 재판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여기에 걸린 시간만 열 달이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더 감정이 상했다. 검찰 측은 "재판부가 이재용 부회장을 봐주기 위해 '준범감시위'라는 양형요소를 들먹인다"고 했고, 재판부는 "검찰 측이 언론 플레이를 한다"고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렇게 장외전을 10달 동안 치르고 9일 다시 열린 재판에서 양측이 얼굴을 맞댄 것이다. 결과는 '감정싸움'이었다.


"이야기할 기회를 좀 주십시오" "말 끊는 이유가 뭡니까?"

오후 2시 5분부터 시작한 이 날 재판에서 특검 측은 이복현 부장검사와 강백신 부장검사가 투톱으로 섰다. 특검 파견 시절 막내급 검사였던 강 부장검사는 어느덧 부부장 검사를 지나 부장검사로 승진한 상태였다.


강 부장검사는 재판장이 '전문심리위원' 지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려고 할 때마다 끊임없이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정준영 부장판사가 "제가 이야기 좀 하게 해 주시죠"라고 말할 정도였다.


강 부장검사는 발언 기회를 얻으면 말을 길게 이어나갔는데, 이에 재판장이 "잠깐만요"를 외친 것도 여러 차례였다.


이복현 부장검사는 좀 더 격앙된 태도로 재판부와 싸웠다. 이 부장검사는 검찰 측 발언 기회를 제한하고 재판을 진행하려고 하는 재판부에 대해 "저희가 말만 하면 재판부가 왜 지적하는지 모르겠다"고 직격타를 날렸다. "할 말도 못 하게 끊는 이유가 뭐냐"는 말까지 했다.


재판부의 반격 "말로 할 거면 서면 취소해라"

'전문심리위원' 지정을 위한 재판 진행을 사사건건 막아서는 특검 측 문제 제기에 대해 재판부도 가만히 있었던 건 아니다.


'전문심리위원 소송절차 참여에 관한 예규'에 기반해 소송지휘권을 발동시켰다. 해당 예규에는 "의견청취서(서류)를 보내거나 적절한 방법으로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는데, 이를 양자택일의 문제로 해석했다.


특검 측은 재판이 시작되기 전 '전문심리위원' 지정에 대한 반박 서면을 제출한 상태였다.


이에 대해 특검 측이 발언을 하려 하자, 재판부는 "(검찰 측은) 서면을 냈잖아요. 그런데 서면 안 내고 의견 낼 거면 법정에서 말하는 것이고, 서면을 낼 거면 구두진술은 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서면 의견은 들어왔는데, 취소 신청하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쉽게 말해 서류로 의견 제시할 거면 구두 진술은 하지 말고, 구두 진술을 할 거면 이미 낸 서류는 철회하라는 통보였다.


이에 이복현 부장검사가 폭발했다. 이 부장검사는 큰 목소리로 "취소 신청하라고 하면 억지로라도 하겠다"라면서 "그렇게 해서라도 기회 주면 발언 기회 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중차대한 상황에서 구구절절한 근거를 따져서 (검찰 측) 의견진술 기회를 안 주는데 강한 의문 피력한다"고 덧붙였다.


격앙된 공방으로 법정 내가 과열되자 재판부는 잠시 휴정을 택했다. 이날 오후 2시 50분쯤 재판부는 "재판이 과열되는 거 같아서 잠시 휴정했다가 다시 열겠다"며 약 8분간 휴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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