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조림에서 낚시바늘이? 맹장 수술한 손님…법원 "손님도 확인 의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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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조림에서 낚시바늘이? 맹장 수술한 손님…법원 "손님도 확인 의무 있다"

2026. 08. 14 14:4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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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측 "일주일 전 먹은 회에서 나온 것 아니냐" 책임 회피

3200만원 손해배상 청구

손님 과실상계 적용돼 배상액 '뚝'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평범한 점심 식사 메뉴였던 갈치조림. 그런데 이 갈치조림 한 그릇이 한 사람을 수술대 위로 올려보내는 사고로 이어졌다. 식당 주인이 미처 제거하지 못한 낚시바늘이 갈치조림 속에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선고된 한 손해배상 판결문(2021가단90806)을 바탕으로, 일상생활에서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아찔한 음식물 이물질 사고가 법정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짚어봤다.


평범한 식사가 부른 참사… 갈치조림 속 숨겨진 '낚시바늘'


사건은 2021년 4월 2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고 A씨는 B씨가 운영하는 식당에 방문해 갈치조림을 주문해 먹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인 4월 30일, A씨는 극심한 복통을 느끼고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소화계통에 이물질이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A씨는 병원에 입원해 5월 3일, 맹장 부분절제술과 이물질 제거 수술을 동시에 받아야만 했다. 수술 결과, A씨의 복강 내에서 발견된 이물질의 정체는 다름 아닌 '낚시바늘'이었다.


A씨는 식당 주인 B씨가 조리 과정에서 갈치에 있는 낚시바늘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B씨가 가입한 음식물 배상책임 보험회사를 상대로 기왕 치료비, 일실수입(입원 등으로 일하지 못해 발생한 손해), 위자료 등 합계 약 3,200만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보험사의 반박 "광어회에서 나온 바늘 아니냐"


재판에 넘겨진 보험사 측은 배상 책임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들은 "이 사건 갈치조림에 낚시바늘이 들어 있었다거나, A씨가 식사를 하던 중 바늘을 삼켰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보험사 측은 A씨가 통증 진단을 받기 약 일주일 전 광어회를 먹었다는 사실을 물고 늘어졌다. 뱃속에서 나온 낚시바늘이 갈치조림이 아닌, 과거에 먹은 광어회에서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법원의 일침 "광어회엔 바늘 섞일 위험 사실상 없다"


하지만 사건을 심리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이근철 판사는 보험사의 주장을 반박하며 A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먼저 "이 사건 낚시바늘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갈치 낚시용 바늘과 그 형태가 동일해 보인다"며 "갈치조림의 경우 갈치 내장 등에 남아 있는 낚시바늘이 조리 과정에서 제거되지 못하여, 취식하는 과정에서 이를 삼키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험사가 제기한 '광어회 유입설'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 "생선 살 부위만 썰어서 먹는 광어회 특성상 음식물에 낚시바늘이 남아 있거나, 회와 함께 낚시바늘을 취식할 위험은 사실상 없어 보인다."


또한, 낚시바늘이 발견된 시점이 갈치조림을 먹은 바로 다음 날이라는 점, A씨가 비슷한 형태의 바늘을 삼킬 만한 다른 음식을 먹은 정황이 없다는 점을 종합할 때 식당 주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불법행위)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손님도 확인할 의무 있어"…식당 측 배상 책임은 80%로 제한


다만, 법원이 A씨가 청구한 3,200만 원의 손해배상액을 모두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


가장 쟁점이 된 것은 일실수입(입원 기간 동안 잃어버린 소득)의 산정 기준이었다. A씨는 자신이 용접공으로 일하며 하루 30만 원을 벌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결국 사고 당시 2021년 상반기 보통인부의 도시일용노임인 하루 14만 1,096원을 기준으로 12일 치의 입원 기간 소득(약 169만 원)만을 인정했다.


여기에 책임의 제한(과실상계) 법리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원고(A씨)도 이 사건 갈치조림을 취식하면서 이물질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지적하며, 아무리 식당 측 과실로 벌어진 사고라도 음식을 먹는 손님 역시 스스로 안전을 살필 최소한의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식당 측의 배상 책임은 전체 재산상 손해의 80%로 제한됐다.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치료비와 일실수입을 합친 금액의 80%인 296만 8,337원에, A씨가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200만 원을 더해 총 496만 8,337원을 보험사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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