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왕리 음주운전 사고와 해운대 포르쉐 사고의 공통점 '증거 인멸 시도', 처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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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왕리 음주운전 사고와 해운대 포르쉐 사고의 공통점 '증거 인멸 시도', 처벌은?

2020. 09. 16 17:55 작성2020. 11. 12 11:45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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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왕리 음주운전 사고 동승자, 지인 통해 거짓진술 회유

해운대 포르쉐 사고 운전자, 지인 통해 블랙박스 인멸 시도

내 증거를 없애는 건 처벌 안 되지만, 남을 시켜 내 증거를 없애는 건 처벌 대상

부산 도심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포르쉐 운전자가 사고 전 대마를 흡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운전자는 지인을 시켜 블랙박스를 빼돌렸다가 덜미가 잡혔다. 사진은 블랙박스에 찍힌 사고 당시 모습. /연합뉴스

며칠째 신문 사회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교통사고 두 건이 있다. '을왕리 음주운전 사고'와 '해운대 포르쉐 7중 추돌 사고'다. 큰 피해를 일으킨 사고라는 점과 더불어 "가해자들이 사고 직후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우리 법은 자신의 범죄에 대한 증거를, 자신이 없애는 건 처벌하지 않는다. 헌법상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다. 하지만 이 두 사건의 당사자들은 오히려 이 시도 때문에 형량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어째서일지 정리해봤다.


거짓 진술하도록 회유한 '을왕리 음주운전 사고' 동승자 A씨⋯지인 통해 문자

지난 9일 새벽 1시쯤,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했던 '을왕리 음주운전 사고'.


사건 초기에는 사고 당시 운전대를 잡은 여성에게 관심이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옆자리에 앉았던 남성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음주운전을 방조한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이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성에게 거짓 진술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씨는 지인을 통해 운전자 측에 보낸 문자에는 "합의금 마련 등으로 형을 줄이기 위해 도와줄 테니, 협조해달라", "(남성이) 입건되면 도와줄 걸 못 돕는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을왕리 음주운전 사고'에서 옆자리에 동승했던 남성이 '방조'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전자에게 거짓 진술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유튜브 'YTN news' 캡처
'을왕리 음주운전 사고'에서 옆자리에 동승했던 남성이 '방조'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전자에게 거짓 진술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유튜브 'YTN news' 캡처


사고 후 블랙박스 삭제 시도한 '해운대 포르쉐 사고' 운전자⋯지인 통해 빼돌려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 포르쉐 7종 추돌 사고'에서도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다. 당시 운전자 B씨는 대마초를 피운 상태에서 시속 140km까지 엑셀을 밟았다. 사고 지점 제한속도보다 시속 90km가 더 높았다.


증거인멸 시도는 경찰이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보낸 사이 벌어졌다. B씨는 이때 지인을 시켜 블랙박스 칩을 빼돌렸다가,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A씨와 B씨에 대해 모두 증거인멸 정황을 추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증거를 없애려던 것이지만, 남을 시켰기 때문에 '처벌 대상'

형법상 증거인멸죄(제155조)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형사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해야 한다. '자신'의 증거를 스스로 인멸했을 때는 이 죄로 처벌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변호사들이 "이 두 사건에 모두 증거인멸죄가 성립할 것"이라고 한다.


A씨와 B씨가 모두 자신이 직접 증거를 인멸한 게 아니라, 남을 교사해 인멸한 것이기 때문이다. '을왕리 음주운전 사고'의 A씨는 지인을 '시켜' 문자를 보냈고, '해운대 포르쉐 7중 추돌 사고'의 B씨 역시 지인을 '시켜' 블랙박스 칩을 빼돌렸다. 이렇게 되면 처벌 대상이다. 이른바 증거인멸죄의 교사범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A씨와 B씨 모두에게 이 죄가 성립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부산에서 다중 추돌사고를 일으킨 포르쉐 차량 운전자가 대마를 흡입한 후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부산에서 다중 추돌사고를 일으킨 포르쉐 차량 운전자가 대마를 흡입한 후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실제 수사를 방해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 우리 판례가 이 죄는 "추상적 위험범"이라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수사를 방해할 위험만 초래했다면, 그 자체로 처벌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A씨와 B씨를 도와 증거를 인멸한 지인들도 처벌된다. 실제 우리 형법은 교사범(시킨 사람)과 직접 실행한 사람을 동일한 형으로 처벌하고 있다. 증거인멸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A씨와 B씨는 본래의 사건(교통사고)과 별도로 이 혐의에 대해 추가 수사를 받게 된다.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받지 않았을 수사를 '추가로' 받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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