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전 별거하고 싶은데…내가 먼저 집 나간 사실이 불리할까 봐 걱정됩니다
이혼 소송 전 별거하고 싶은데…내가 먼저 집 나간 사실이 불리할까 봐 걱정됩니다
코로나로 실직한 남편, 실업급여 받지만 생활비 주지도 않고 욕설·폭언만
언어폭력도 민법상 이혼 사유⋯소송 준비한다면 증거 확보해야

코로나로 실직한 남편. 실업급여를 받고 있지만, 생활비는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욕설과 폭언으로 A씨를 힘들게 한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은 A씨. 하지만 자신이 집을 먼저 나가버리면 이혼에 불리할까 걱정이 된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위기를 몰고 왔지만, A씨와 B씨 부부에도 큰 위기를 가져왔다. 남편 B씨가 코로나로 일자리를 잃으면서 생계유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사실 이전부터 남편과 조금씩 갈등을 겪어왔던 A씨. 하지만 실직 후 그 정도가 심해졌다. 남편은 가족으로서 어떤 의무도 다하지 않고 있다. 실직 후 실업급여를 받고 있지만, 생활비라고는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 집안일을 돕는 것도 아니고 무기력하게 지내고 있는 남편. 그러면서 A씨에게 적반하장으로 욕설과 폭언을 퍼붓기 일쑤였다.
A씨는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이 집을 먼저 나가버리면 이혼에 불리할까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겠다.
부부가 서로 이혼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소송을 통해 이혼할 수밖에 없다. 우리 민법(제840조)은 소송으로 이혼할 수 있는 경우를 여섯 가지로 정해뒀다.
①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있었을 때
② 악의로 배우자를 유기했을 때
③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④ 자신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⑤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불분명할 때
⑥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이다.
이 중 A씨처럼 남편의 폭언에 시달린 사례는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에 해당할 수 있다. 변호사들은 "남편 B씨의 이런 행동은 이혼 사유가 되기 충분하다"고 봤다.
이에 변호사들은 B씨가 폭언을 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쪽이 이혼을 원한다고 해서, 이혼 사유가 없거나 그 증거가 없다면 법원은 이혼 소송을 받아들여 주지 않는다.
그만큼 B씨의 욕설이 심각하고 지속적이었다는 점을 A씨가 증명해야 한다. '노경희 법률사무소'의 노경희 변호사는 "배우자의 욕설과 폭언 행태를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자료, 녹음이나 사진, 문자메시지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덕 변호사 사무소'의 이광덕 변호사 역시 "남편의 폭언을 녹음해 두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당사자 간의 대화라면 녹음 사실을 남편에게 알릴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이혼 전에 자녀와 함께 집을 얻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자신이 먼저 집을 나가는 행동이 이혼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 된다고 했다.
사실 배우자 한쪽이 집을 나가는 경우는 여섯 가지 이혼사유 중 하나인 '악의의 유기'에 해당할 수 있다. 우리 대법원은 "배우자가 ① 정당한 이유 없이 ②서로 동거, 부양, 협조하여야 할 부부로서의 의무를 포기하고 ③ 다른 일방을 버린 경우"를 악의의 유기로 판단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A씨의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 "문제없는 행동"이라고 답을 했다. A씨는 B씨의 폭언을 피해 집을 나가려는 것이고, 이에 법원이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지 않을 거란 취지다.
법무법인 선린 강남사무소의 윤정근 변호사는 "혼인 관계가 파탄 난 상황에서 집을 나간 후에 이혼 소송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집을 나온 것 때문에) 불리한 판단은 받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도 "집을 나와 이혼 소송을 시작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