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집단소송 시작됐다… 왜 청구액은 200만원 아닌 '20만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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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집단소송 시작됐다… 왜 청구액은 200만원 아닌 '20만원'일까

2025. 12. 02 16:1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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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집단소송 시작한 피해자들

과거 판례 감안한 전략적 액수

전원 배상 요구는 현실적 한계 뚜렷

쿠팡은 현재까지 고객 계정 약 3,370만개가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 사진은 1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연합뉴스

쿠팡에서 3,370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상 최악의 보안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가운데, 1일 첫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됐다.


그런데 청구 금액은 1인당 20만 원. 일각에서는 "20만 원은 약하고 200만 원은 돼야 한다", "고작 20만 원 가지고 되겠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지만, 법조계에서는 이 금액이 철저히 계산된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왜 하필 '20만 원'인가?

피해자들이 20만 원을 청구한 이유는 명확하다. 승소 가능성을 높이고 소송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다.


과거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 판례를 보면, 법원이 인정하는 위자료는 보통 5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다. 2014년 카드사 정보 유출 사건 당시, 정보가 제3자에게 넘어가 실제 열람된 경우 10만 원, 유출만 되고 열람되지는 않은 경우 5만 원이 인정됐다.


이번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역시 이러한 판례를 감안해 20만 원을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액사건 기준(3,000만 원)을 훨씬 밑도는 금액이라 개인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수만 명이 모이는 집단소송 특성상 전체 소송 규모는 수십, 수백억 원대에 달해 법원 합의부에서 신중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또한, 징벌적 손해배상이나 법정 손해배상 제도가 있지만, 이를 적용받으려면 기업의 고의나 중과실을 입증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따른다. 20만 원은 승소 확률을 높이면서도 피해자들의 참여를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는 현실적인 마지노선인 셈이다.


"피해자 전원에게 배상하라"... 현실 가능성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소송한 사람만 돈 주는 게 말이 되냐", "피해자 전원에게 알아서 배상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법적으로 전원 배상이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가장 큰 장벽은 손해 입증의 개별성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사실만으로는 위자료 지급 대상이 되지 않는다. 정보가 제3자에게 넘어가 실제로 악용되었는지, 이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었는지 등을 피해자 개개인이 입증해야 한다. 3,370만 명 모두가 똑같은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일괄 배상은 법리적으로 성립하기 힘들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만약 3,370만 명 전원에게 20만 원씩 배상한다면 총액은 무려 6조 7,4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3분기 쿠팡의 영업이익인 2,245억의 30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기업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결국 소송에 참여한 사람만이 배상 받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 1억 건이 넘는 정보가 유출된 카드사 사태 때도 실제 소송에 참여해 배상을 받은 인원은 전체 피해자의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이번 쿠팡 사태 역시 지난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피해자들의 분노는 뜨겁지만, 법의 문턱은 여전히 높고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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