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와의 불공평한 '에어컨 리모컨 쟁탈전', 어떻게 보면 직장 내 괴롭힘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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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와의 불공평한 '에어컨 리모컨 쟁탈전', 어떻게 보면 직장 내 괴롭힘은 아닐까

2021. 06. 09 19:31 작성2021. 06. 09 19: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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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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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리모컨을 두고 '보이지 않는 전쟁'

직원들은 상사 눈치 보느라⋯냉방병에 걸리거나, 더위를 먹어도 참는다면?

상사의 에어컨 통제, '직장 내 괴롭힘' 아닐까

"덥다" "춥다"로 보이지 않는 작은 전쟁이 벌어지는 사무실. 그런데 이게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의 일이 되면 문제가 더 어려워진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불볕더위가 시작되면 회사 사무실에선 보이지 않는 작은 전쟁이 펼쳐진다. 바로 에어컨 리모컨 쟁탈전(戰). "덥다"며 에어컨을 키려는 쪽과 "에어컨 바람이 춥다"며 끄려는 쪽의 줄다리기가 이어진다. 그런데 이게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의 일이 되면 문제가 더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직원 의사에 반해 에어컨을 세게 틀거나 아예 꺼버리는 경우다. 같은 직원이면 편하게 "에어컨 꺼달라"고 말할 수 있지만, 상사라면 눈치를 보느라 참는 일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직원의 건강이 위험해질 정도라면 법적인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직원이 취할 수 있는 대처 방법도 있을지 사례를 통해 알아봤다.


'이 정도' 되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된다

A씨는 사무실의 강한 에어컨 바람 때문에 냉방병에 걸렸다. 상사에게 수차례 "온도를 조정하자"고 요청했지만 "자신은 덥다"는 대답만 돌아온다. 결국 A씨는 병원 신세를 져야 했고, 다른 직원들도 비슷한 고충을 겪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상사는 "추우면 겉옷을 입으라"며 화만 낸다.


반대로 B씨의 사무실은 찜통이다. 상사는 "전기세 많이 나오니 허락 없이 에어컨 틀지 마라"고 경고한다. 에어컨 앞에도 '정해진 시간 외 사용 금지' 경고문이 대문짝만하게 붙어있다. 더위를 먹은 B씨는 약으로 버티고 있다.


변호사들은 "상사의 에어컨 통제가 단순히 사무실 내 소모전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우리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직장 내 괴롭힘'으로도 볼 수 있다는 취지였다(제76조의2). 이 조항은 상사가 직장에서의 우위를 이용해 다른 직원에게 업무상 적절한 범위를 넘어선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면 안 된다고 규정한다.


물론 이만한 일로 '직장 내 괴롭힘'까지 걸고넘어지나 싶을 수 있다. 하지만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직원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 걸 알고도 그랬다는 '고의'가 있다면 이는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법률 자문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 '법무법인(유) 에이스'의 옥민석 변호사. /로톡DB


예를 들어 ① 직원이 상사에게 "냉방병에 걸렸다"며 에어컨을 꺼달라고 건의했는데 ② 상사가 이를 무시하고 계속 에어컨을 작동시킨 경우다. 직원은 단지 추위가 싫은 게 아니라 자신의 건강 상태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런데도 상사가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면, 이때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게 안 변호사의 설명이다.


법무법인(유) 에이스의 옥민석 변호사도 "특정 직원에게 계속 에어컨 바람이 가도록 하거나, 질병을 호소하는 직원의 요청을 무시하고 에어컨을 틀어 냉방병에 걸리게 했다면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고 했다.


냉방병과 더위로 고생한 A씨와 B씨. 쉬운 선택은 아니지만, 상사의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면 치료비 등 손해배상도 청구도 가능하긴 하다. 안병찬 변호사는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됐다는 건 상사의 행동에 위법성과 고의가 있었다는 의미"라며 "치료비와 소액이지만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옥민석 변호사 또한 "상사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해 소액이라도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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