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배낭여행 중 "숙소 도착" 문자 남기고 사라진 동생…'골든타임' 놓친 국가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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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배낭여행 중 "숙소 도착" 문자 남기고 사라진 동생…'골든타임' 놓친 국가 책임은

2025. 08. 18 16:20 작성2025. 08. 18 16:55 수정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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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사콜센터 초기 대응 부실 도마 위로

지난 5월 9일 관광비자로 일본 오사카에 입국한 윤세준(27) 씨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연합뉴스

"숙소에 잘 도착했다."


2023년 6월 8일 밤 9시 26분, 일본 와카야마현의 한적한 마을에서 누나에게 이 문자를 보낸 것을 마지막으로 20대 사회복지사 윤 씨의 시간은 멈췄다. 새 직장을 구하기 전, 한 달간의 배낭여행 막바지에 접어들었던 그의 꿈과 로망은 칠흑 같은 밤, 쏟아지는 빗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2년 하고도 2개월이 흐른 지금, 그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14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로엘 법무법인 강은하 변호사와 함께, 실종 사건의 이면에 감춰진 정부 기관의 초기 대응 문제와 법적 책임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카톡 해보세요"…실종 신고 막아선 영사콜센터의 황당 대응

실종 사건의 '골든타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윤 씨 가족이 마주한 현실은 절망적이었다. 강은하 변호사에 따르면, 윤 씨의 누나가 일주일째 전화기가 꺼져있는 동생의 실종 신고를 해달라고 영사콜센터에 세 차례나 요청했지만, 상담원은 번번이 이를 거부했다.


강 변호사는 "'전화가 안 되면 카카오톡을 해봐라', '로밍 때문에 안 될 수 있다'며 국내 경찰 신고를 유도했고, 심지어 '현지 연락처를 모르면 도움 줄 수 없다'며 신고 접수 자체를 거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가족들은 외교부와 경찰서를 오가며 3일 동안 5차례나 연락한 끝에 겨우 일본 경시청에 실종 신고를 할 수 있었다. 생사를 가를 수 있는 귀중한 3일이 허망하게 흘러간 것이다.


이는 명백히 법 위반 소지가 있다. 2021년부터 시행된 영사조력법은 국가가 해외 체류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특히 실종·납치 같은 긴급 상황에서는 재외공관이 즉각 주재국 관계기관에 구조를 요청하는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위치 추적'조차 안 한 일본 경찰…국가배상 청구 가능할까

초기 대응 부실은 우리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강은하 변호사는 "일본 경찰은 윤 씨 휴대전화의 마지막 위치 기록조차 확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 역시 "실종 사건의 가장 핵심은 위치 확인"이라며 "최대한 빨리 위치 확인만 했어도 지금쯤은 발견했을 수도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렇다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강 변호사는 "일본 국가배상법은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국가가 배상 책임을 진다고 규정한다"며 "우리 대법원이 일본과 우리나라 간의 상호보증을 인정한 판례가 있어, 일본 정부에 국가배상 청구가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일본 경찰의 명백한 직무유기가 있었다면, 우리 국민도 일본 국민과 동등하게 배상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남겨진 가족의 고통

윤 씨는 왜 사라졌을까. 범죄 피해, 교통사고, 실족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어느 것 하나 확인된 바 없다. 분명한 것은,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희망에 부풀었던 한 청년이 이역만리에서 사라졌고, 그를 찾아야 할 국가 시스템은 초반부터 삐걱거렸다는 사실이다.


한 사람의 실종은 단순히 개인의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는 국가의 재외국민 보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묻는 날카로운 질문이다.


윤 씨가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는 '골든타임'을 놓치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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