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저스 "내 통역 쓰겠다" 버티기… 국회법상 강제 가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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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저스 "내 통역 쓰겠다" 버티기… 국회법상 강제 가능한 이유

2025. 12. 31 10:50 작성

통역 거부는 절차 진행권 위반

30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동시통역기 착용 요구에 답변하는 모습. /연합뉴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다룬 청문회에서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보여준 태도가 법적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30일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로저스 대표는 동문서답과 격앙된 반응으로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특히 국가정보원(국정원)의 지시로 자체 조사를 벌였다는 그의 답변에 대해 국정원이 “명백한 허위”라고 반박하며 위증죄 고발을 요청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회, 통역 방식 강제할 수 있나

로저스 대표는 유엔 경력을 가진 유능한 개인 통역사가 있다며 국회가 마련한 동시통역기 착용을 거부했다. 하지만 법적으로 국회는 특정 통역 방식을 강제할 권한이 있다.


「국회법」에 따라 청문회 주재자인 위원장은 원활한 진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절차 진행권을 가진다. 증인이 고용한 개인 통역사는 증인에게 유리하게 오역할 가능성이 있어 청문회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


법원이 통역인을 직접 지정하도록 한 형사소송법 규정을 청문회에도 적용할 수 있으므로, 위원장이 공식 통역 시스템 사용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권한 행사다.


“국정원 지시였다” vs “허위다”⋯ 위증죄 성립 요건은

로저스 대표는 “국정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기를 여러 차례 요청했다”고 주장했으나, 국정원은 “어떠한 지시도 한 적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이 진실 공방의 핵심은 로저스 대표의 기억이다.


위증죄는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고 무조건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증인이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사실을 말했을 때 성립한다.


국정원은 쿠팡과 접촉하기 이틀 전 이미 쿠팡이 노트북 사본을 복제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만약 쿠팡이 지시 없이 이미 조사를 진행했다는 서면 기록이나 회의록이 확인된다면 위증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국정원의 자료 요청을 로저스 대표가 피의자 접촉 요청으로 오해했다면 위증죄를 피할 수도 있지만, 구체적인 횟수까지 언급하며 진술한 점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경찰 제출 전 ‘자체 포렌식’⋯ 증거인멸죄 문제없나

쿠팡이 경찰에 노트북을 제출하기 전 자체적으로 디지털 포렌식을 실시한 점도 논란이다.


전문가들은 자체 포렌식 과정에서 원본 데이터를 변경하거나 쿠팡 측에 불리한 증거를 선별적으로 삭제 또는 은닉했다면 증거인멸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내부 조사를 하는 것 자체는 정당할 수 있으나,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방해하거나 피의자 등 타인에게 데이터 삭제를 지시했다면 증거인멸교사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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