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어쩌나", "장사 접으라니"…광화문 마비시킨 BTS 공연, 하이브 보상 책임은
"결혼식 어쩌나", "장사 접으라니"…광화문 마비시킨 BTS 공연, 하이브 보상 책임은
적법한 허가 공연이면 주최 측 불법행위 성립 어려워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설치된 방탄소년단(BTS) 컴백 홍보물 모습. /연합뉴스
오는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거대한 무대로 변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5집 발매 기념 컴백 라이브가 열리기 때문이다. 인파 밀집에 대비해 무대와 근접한 KT 신사옥은 당일 전면 폐쇄를 결정했고, 내부 상업시설 운영도 중단된다.
문제는 담장 밖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완전 가까이라서 통행 땜에 문 닫으라고 했나 봐", "하루 매출 책임져 줄 것도 아니면서 왜 문 닫으라고 하냐"며 인근 상인들의 한숨 섞인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날 인근 호텔 예식 참여해야 하는데 어떻게 갈지 막막하다", "지하철 8시간 무정차라 거주민 피해도 크다"며 주말을 맞은 시민들의 발도 묶였다.
모두가 즐거워야 할 축제의 이면에서 생업을 포기하고 일상을 양보해야 하는 사람들. 주최 측인 하이브는 이들에게 법적으로 보상해야 할 의무가 있을까.
주변 상가에 하루 매출을 보상해 줘야 할까?
상인들 입장에서는 억울하겠지만, 현행법상 하이브 측에 법적 배상 의무를 강제하기는 몹시 어렵다.
누군가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민법 제750조에 따라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가 있어야 한다. 하이브가 관할 기관에 집회 및 공연 신고를 마치고 적법하게 허가를 받아 진행하는 행사라면, 그 자체를 위법행위로 볼 수 없다.
가장 큰 장벽은 행정청의 개입이다. 이번 영업 중단 안내는 하이브가 직접 강제한 것이 아니라, 안전을 우려한 시가 내려보낸 조치다. 따라서 하이브의 공연 개최와 상인의 손해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성립하기 어렵다.
만약 주최 측의 불법행위가 인정된다면, 영업 중단에 따른 '일실이익(영업을 중단하지 않았으면 얻었을 순이익)'과 '고정비용'을 배상 범위에 포함할 수 있다.
하지만 적법한 공연이라면 대법원 판례상 이러한 일시적 영업 제한은 도시 생활에서 감수해야 할 사회적 수인 한도 내의 불편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텅 빈 결혼식장… 당사자와 하객은 배상받을 수 있을까?
일생일대의 이벤트인 결혼식을 망친 당사자와, 차가 막혀 참석하지 못한 하객들의 피해는 어떨까.
결혼 당사자가 겪은 정신적 피해(위자료) 역시 보상받기 어렵다. 민법상 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하이브의 행사 개최에 위법성이 있어야 하지만, 지자체와 경찰의 적법한 허가를 받은 행사는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객이 겪은 교통 불편 또한 간접적 피해로 분류되어 하이브에 직접 청구할 법적 근거가 매우 빈약하다. 지하철 무정차 통과로 인한 피해 역시 하이브가 아닌 지하철 운영 기관을 상대로 운송 계약 위반 등을 따져야 하는 사안이다.
종합하면, 법정에서 하이브의 지갑을 열게 할 방법은 뚜렷하지 않다. 법리적으로는 하이브의 행위(공연)와 시민들의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행정청의 통제로 인해 단절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