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중에도 성희롱 일삼은 방송사 직원⋯법원은 왜 그의 손을 들어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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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 중에도 성희롱 일삼은 방송사 직원⋯법원은 왜 그의 손을 들어줬나

2025. 07. 09 11:3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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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일부 인정되나 정직 2개월은 과도"

법원, '재량권 남용' 지적하며 징계 취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생방송 중에 여성 작가에게 "가임기 여성이면 된다", "여자는 폐경기가 지나면 확 늙는다" 등 성희롱 발언을 일삼은 방송사 엔지니어 A씨에게 내려진 정직 2개월 징계는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일부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면서도, 회사가 징계 수위를 정하는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1992년 입사한 베테랑 엔지니어 A씨가 2020년부터 함께 일하던 방송 작가들에게 쏟아낸 부적절한 언행에서 시작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생방송 중에도 방송 볼륨을 줄여가며 작가들에게 사적인 질문을 던졌다.


피해 작가 B씨에게는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남자 어떠냐"고 묻는가 하면, 퇴근길에 백화점 앞에서 기다리다 "커피 한잔하자"며 말을 걸기도 했다. 또 다른 작가 C씨에게는 "남자친구 있느냐", "결혼 안 한 후배를 소개해달라"면서 "여성의 가임기는 몇 살까지냐", "가임기 여성이면 된다"는 발언을 했다.


급기야 C씨가 "요즘 친구들은 연하를 원한다"고 답하자, A씨는 "연하를 원하는 여자는 제정신이 아니다. 마음속의 공허함을 쾌락으로 채우려는 어긋난 가치관"이라고 비난하면서 정작 자신은 "어머니가 연로하셔서 임신이 가능한 여성을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여자는요, 폐경기가 지나면 확 늙어요"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결국 A씨의 행동은 회사 내 성희롱으로 신고됐고, 회사는 9가지 비위 행위를 근거로 A씨에게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성희롱 맞지만…징계 과하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송각엽)는 A씨에 대한 정직 2개월 처분이 재량권을 벗어난 과도한 징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선 A씨의 발언 일부가 명백한 직장 내 성희롱이라고 못 박았다.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남자 어떠냐', '가임기 여성이면 된다', '여자는 폐경기가 지나면 확 늙는다' 등의 발언은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적 언동"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생방송 중에 방송과 무관한 사적 대화를 시도해 업무를 방해한 행위(성실의무 위반)도 징계사유로 인정했다.


하지만 법원은 회사가 징계사유로 삼은 9개 중 4개는 성희롱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향이 좋다'거나 '옷이 날개네요' 같은 발언은 부적절할 수는 있으나 성적 굴욕감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즉, 성희롱과 직무 태만은 인정되지만, 회사가 처음 징계의 근거로 삼았던 비위 사실 전부가 인정되지 않은 만큼 '정직 2개월'이라는 중징계는 지나치다는 취지다. 법원은 이 사건 징계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에 해당한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참고] 서울행정법원 제14부 2022구합76252 판결문 (2024. 5. 2.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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