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적이다"며 추미애 '발끈'하게 만든 "검찰에 순치된 거 아니냐"⋯무슨 뜻?
"모욕적이다"며 추미애 '발끈'하게 만든 "검찰에 순치된 거 아니냐"⋯무슨 뜻?
국회 법사위에서⋯추미애 법무부 장관 vs. 검사 출신 민주당 의원들 충돌
"검사들에게 순치된 거 아닌가?" 비판 나오기도⋯두 가지 뜻 중 어느 쪽이든 '불쾌'
추 장관 "(지금 질문한) 검사 출신 의원들도 검찰 개혁에 책임 있다" 응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검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격돌했다. "추 장관이 검찰 개혁을 주저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추 장관이 목소리를 높인 것을 시작으로 "장관이 검찰에 '순치'된 거 아니냐"는 질문에는 "굉장히 모욕적"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급기야 추 장관은 해당 질의를 한 의원들이 검사 출신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위원도 다 검찰이었고, 다 (검찰 개혁에) 책임이 있다"고까지 응수했다. 그 뒤로도 아슬아슬하게 날 선 문답들이 몇 차례 되풀이됐다.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회의를 되짚어 봤을 때, 추 장관은 "순치됐다"는 발언을 기점으로 목소리를 높였고 답변 수위도 급격히 올라갔다.
이날 법사위는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여당인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의원들만으로 열렸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같은 당 출신의 장관이 이렇게까지 화를 낸 건 이례적인 일이다.
순치가 대체 무슨 뜻이기에 그렇게까지 화를 냈을까.
갈등의 계기는 대구고검장 출신의 민주당 소병철 의원 발언에서부터였다.
소 의원이 "검찰 개혁이 안 되고 있다. 어떠한 개입이 있는 것 같다"며 "일선 검사들은 죽어라 일하는데 몇몇 검사들이 문제다. 지금 일어나는 일들이 가관"이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짧게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어 소 의원은 추 장관에게 "이에 대해 무슨 말씀이나 지시한 적 있냐"고 묻자 추 장관은 "계속 지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소 의원은 검찰 개혁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언급하며 "(추 장관이) 주저하고 있는 것 같다. 장관이 눈치 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때 추 장관이 목소리가 올라갔다. "주저하지 않는다. 눈치 보지 않고 잘 일하고 있다"면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바로 뒤이어 같은 당 송기헌 의원도 추 장관을 비판했다.
송 의원은 "죄송한 이야기지만, 장관이 오늘 답변하는 것을 보니 장관 같은 분들도 검사들과 같이 일하면서 검사들에게 순치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조금 했다"며 "지나친 이야기냐"고 질문했다.
여기서 사용된 순치란 "짐승을 길들이다" 내지는 "목적한 상태에 차차 이르다"는 뜻의 순치(馴致)로 추정된다. 추 장관이 검찰에 길들여졌다는 의미도 그렇지만, 단어의 유래가 '짐승'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더욱 불쾌할 수 있다.
순치(脣齒)라는 뜻으로 사용했다는 해석도 있다. 이 단어는 입술과 이처럼 이해관계가 밀접한 둘 사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이 뜻대로라면 검사들과의 관계가 밀접해져 검찰 개혁을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어느 쪽이든 추 장관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는 표현이다.
곧장 추 장관은 "지나치다"라고 응수했다. 송 의원은 앞서 추 장관이 검찰과 언론 유착 의혹과 관련된 검사장에 대한 질의에 "압수수색이 됐으니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답한 것에 대해 "장관이 5개월 전(장관 임명 전)이라면 절대 그렇게 대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추 장관은 송 의원의 거듭된 질의에 안경을 벗고 의자에 기대면서 송 의원 쪽을 응시하는 등 '질의가 불편하다'는 사인을 연거푸 보냈다. 추 장관은 "질문을 통해 업무의 진지성을 폄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저 그러려고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가장 수위가 높은 발언은 그 직후에 나왔다. 추 장관은 송 의원에게 "(송기헌 법사위) 위원도 다 검찰이었고 다 (검찰 개혁에) 책임이 있다"며 "(질의 내용이)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단정은 짓지 말라. 굉장히 모욕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의 검찰 개혁이 필요한 검찰 문화를 만든 책임이 검사 출신 의원들에게도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