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 낸 뒤…지인에게 "빈 소주병 구해달라"고 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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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사고 낸 뒤…지인에게 "빈 소주병 구해달라"고 한 까닭

2022. 09. 20 14:10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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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조작' 부탁한 남성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그 부탁 들어준 여성은 벌금 500만원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낸 뒤, 지인에게 사건 현장 조작을 부탁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 남성의 부탁을 받고 현장을 조작한 여성에게도 벌금형이 선고됐다. /셔터스톡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고, 범행 현장을 조작하려 한 20대 남녀가 1심에서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0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이지수 판사는 음주운전과 증거위조교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 A(23)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24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증거위조 혐의로 함께 기소된 A씨의 지인 여성 B(23)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 "형벌권 행사라는 국가 사법기능 방해"

A씨는 지난해 6월 11일 오전 1시 5분쯤 강원도 원주시의 한 교차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89%의 만취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가 SUV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사고 충격으로 피해 차량 운전자는 2주간 치료를 해야 하는 상해를 입었다.


음주운전 등으로 처벌받게 될 처지에 놓인 A씨는 사고 현장에 있던 지인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음주운전 사고를 냈는데, 근처 편의점에서 빈 소주병을 구해 차 안에 넣어 달라"며 마치 자신이 운전 후에 술을 마신 것처럼 사건 현장 조작을 요청했다.


이에 B씨는 편의점에서 소주 2병을 산 뒤 내용물을 비웠다. 이후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몰래 빈 소주병들을 A씨의 차량에 넣어 증거를 위조했다.


이로 인해 결국 A씨는 음주운전·위험운전치상·증거위조교사 혐의로 구속기소 됐고, B씨는 증거위조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이 사안을 맡은 이지수 판사는 A씨에 대해 "피고인은 음주로 주의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일으켰고,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혔다"며 "빈 소주병을 구해 운전 후 술을 마신 것처럼 사건 현장을 조작, 형벌권 행사라는 국가의 사법기능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사건 현장을 조작한 지인 B씨에 대해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수사기관에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A씨의 부탁에 따라 사실을 왜곡해 진술하기도 했다"면서도 "A씨의 거듭된 부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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