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였던 대구 서구 '방역 총괄 담당자'⋯그 침묵의 결과는 공무원신분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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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였던 대구 서구 '방역 총괄 담당자'⋯그 침묵의 결과는 공무원신분 상실

2020. 02. 24 20:31 작성2020. 02. 25 20:15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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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집요한 질문 끝에 드러난, '신천지 교인' 감염예방팀장 확진 사실

'최전선 업무' 보건소 직원 50명 자가 격리⋯'방역 공백' 우려

오세정 변호사 "해당 담당자, 공무원 자격 유지 어려울 듯"

24일 열린 대구시의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감염예방팀장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관한 사실을 확인했다. /대구MBC 캡처

24일 열린 대구시의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 감염예방팀장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한 기자는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질문을 했다.


기자 : "확진 판정을 받은 감염예방 총괄한 팀장이 신천지 교인이 맞습니까?"

시장 : "그 부분까지는 제가 확인을 해드리기가 어렵습니다."


기자 : "서구보건소에서 근무하는 두 명이 확진됐다고 하는데, 두 명이 전부 다 신천지 교인입니까?"

시장 : "한 사람만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자 : "(한 명이면 그건) 감염예방팀장입니까?"

시장 : "네, (팀장이) 교인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자 : "신천지 교인이라는 것을 숨기고, 감염예방 업무를 총괄했다는 것에 대한 문제점은 없습니까?"


기자회견장은 소란스러워졌다. 한창 총력을 다해 방역을 해야 할 책임자가 '확진'을 받았으며, 그가 이번 사태가 커진 원인으로 지목되는 신천지의 교인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대구시가 이날 배포한 브리핑 전문에는 해당 공무원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내용이 없었다. 권 시장은 이 내용을 숨기고 브리핑을 진행하다가, 기자의 집요한 질문 끝에 사실을 털어놨다.


신천지 교인이었던 '방역 총괄 담당자'⋯보건소 직원 62명 중 50명이 자가격리

신천지 신도로 드러난 A씨는 대구 서구 감염예방의약담당팀장이었다. 휘하에 진료 의사 1명, 주무관 9명 총 10명을 두고 팀을 이끌었다. 업무는 의무소독시설 점검, 감염병 역학조사 지원 등. 사실상 인구 17만명의 대구 서구민의 감염병 방어를 책임지는 사람이었다.


그랬던 그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업무에서 제외됐다. 문제는 A씨와 함께 일했던 서구 보건소 직원들도 함께 격리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대구 서구보건소 총원 62명 중 50명(80.6%)이 격리됐다.


대구시는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를 조정하겠다"고 했으나 피해는 불가피해 보인다. 지역 사정에 가장 밝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아웃'됐기 때문이다.


명단 확보 후 '격리'⋯신천지 확진자 급속 확산에도 정상 근무

A씨의 정체는 20일 오후 질병관리본부가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명단'을 대구시에 통보하면서 드러났다. A씨는 그전까지 감염예방 총괄 업무를 정상적으로 맡아왔다.


대구시가 20일 오후 4시 56분쯤 A씨에게 "자가격리하라"고 통보할 때까지 A씨 동료들은 그가 '의심환자'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직속 상관인 보건소장조차 해당 사실을 21일 오후까지 몰랐다.


대구시로부터 '격리 통보'를 받은 A씨가 보건소장에게 처음 전화를 걸었을 때에도, 보건소장은 그가 의심환자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A씨가 "건강상 이유로 출근하지 못한다"고만 보고했기 때문이다.


그날 오후 두 번째 통화가 이뤄지고 나서야 A씨는 보건소장에게 "내가 신천지 교인이다"고 털어놨다.


23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임시 휴업을 한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상가연합회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와의 전쟁] 23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임시 휴업을 한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상가연합회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논란의 '핵심'⋯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을 숨겼느냐

A씨가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일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그를 향한 비난은 극에 달한 상태다. 비난의 초점은 "A씨가 일부러 교인이라는 사실을 숨겼다"는 데 맞춰졌다.


A씨가 정부의 역학 조사에서 '신천지 교인'이라는 점을 숨겼다면, 법적 책임이 가볍지 않다.


'법무법인 신효'의 오세정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 신효'의 오세정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 신효의 오세정 변호사는 "A씨가 해당 사실을 밝히지 않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역학조사를 방해했다고 볼만한 정황이 있다면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우리 감염병예방법은 "누구든지 질병관리본부장, 지방자치단체장이 실시하는 역학조사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방해⋅회피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시에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행위"와 "고의로 사실을 누락⋅은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 오 변호사는 "A씨가 위계(거짓)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 신천지 교인이 아니라고 거짓 주장하여 공무원의 역학조사를 방해했을 경우 이 죄 역시 성립할 수 있다.


A씨가 정부의 역학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사실일 경우 이론상 실형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방역 공백 불러온 그의 침묵, 최소 '집행유예' 그리고 공무원 신분 상실

실제 처벌 수위는 어떻게 될까. '①감염병예방법 위반'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②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A씨는 대구시 방역 업무에 막대한 차질을 불러일으켰다. 변호사들은 "이런 사정이 선고 형량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정 변호사는 "A씨가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친 점은 양형에 고려될 수 있다"며 "다만 초범이고, 악질적으로 정부 기관을 속인 경우가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현실적으로 집행유예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집행유예를 받더라도 공무원으로 계속 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형을 피한 집행유예라도 공무원은 신분을 상실당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의심 증상 발생 시에는 '국번 없이 1339' 또는 지역 보건소를 통해 상담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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