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보쌈은 무죄, 한라산 소변은 유죄?…변호사가 가른 빌런들의 법적 운명
지하철 보쌈은 무죄, 한라산 소변은 유죄?…변호사가 가른 빌런들의 법적 운명
한라산 등산로, 지하철 '보쌈 먹방' 등 공공장소 비매너 논란 확산
변호사 "외국인도 속지주의 원칙 따라 국내법 처벌"

경복궁 돌담길 아래에서 용변을 보는 남성 모습. /연합뉴스
경복궁의 고즈넉한 돌담 아래서 용변을 보는 남성, 한라산 등산로 한복판에서 소변을 보는 아이, 그리고 지하철 좌석에 보쌈과 김치를 펴놓고 식사하는 승객.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이른바 공공장소 빌런들의 모습이다. "급해서 어쩔 수 없었다", "아이인데 야박하다"는 변명이 들려오지만,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불쾌감은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
10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로엘 법무법인 이제남 변호사가 출연해 도덕적 비난을 넘어 법적 처벌 대상이 되는 비매너 행위의 경계를 명확히 짚었다.
"애니까 봐줘라?" 보호자도 처벌… 문화재라면 징역형도 가능
최근 한라산 등산로에서 아이가 용변을 보는데도 뒤처리를 하지 않고 떠난 부모의 사연이 공분을 샀다. 아이라는 이유로 면죄부가 주어질까.
이제남 변호사는 "이 사건의 경우 아이였기 때문에 경범죄처벌법만 적용될 것으로 보이나, 보호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범죄처벌법은 길이나 공원 등에서 함부로 대소변을 보게 '시킨' 사람도 처벌하기 때문이다. 성인이 같은 행위를 했다면 경범죄처벌법(노상방뇨)은 물론 형법상 공연음란죄까지 적용될 수 있다.
특히 장소가 중요하다. 최근 경복궁 담벼락에서 용변을 보다 적발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인 남성의 사례처럼, 대상이 문화재라면 처벌 수위는 확 높아진다. 이 변호사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국가지정문화재의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지정문화재가 아니더라도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너무 급했다"는 생리적 현상은 면죄부가 될까. 이 변호사는 "형법상 '긴급피난' 규정이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를 매우 제한적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처벌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이라도 예외는 없다. 한국 법은 속지주의를 따르므로, 한국 영토 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하의 실종' 커피숍 남성 vs 경복궁 '레깅스' 요가… 법의 잣대는?
때와 장소에 맞지 않는 복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엉덩이가 보일 정도로 짧은 하의를 입고 커피숍을 활보한 일명 '충주 티팬티남'이나, KTX에서 상의를 탈의한 남성, 도심을 상의 탈의로 달리는 외국인 등이 그 예다.
이 변호사는 "공개된 장소에서 공공연하게 신체 주요 부위를 노출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준 경우, 경범죄처벌법상 과다노출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나아가 형법상 공연음란죄에 해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최근 경복궁 담벼락에서 전신 레깅스를 입고 요가를 해 논란이 된 베트남 관광객의 경우는 다르다. 이 변호사는 "법원은 단순히 레깅스를 착용한 것만으로는 과다노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다소 민망할 수는 있어도 복장 선택의 자유를 고려해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지하철 냄새 테러'는 무죄?… "법적 처벌 규정 없어"

밀폐된 지하철 안에서 냄새가 심한 음식을 먹는 행위는 어떨까. 최근 보쌈과 김치를 지하철에서 먹는 사진이 공개돼 충격을 줬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현행법상 처벌은 어렵다.
이 변호사는 "싱가포르처럼 공공장소 취식을 금지하는 법규가 있는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형법이나 경범죄처벌법상 이를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증거 남기려다 '몰카범' 될 수도… "촬영은 신중해야"
만약 공공장소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범죄 현장을 목격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증거 확보를 위한 촬영이 자칫 독이 될 수 있다.
이 변호사는 "가능하면 현행범으로 즉시 112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증거를 남기겠다며 과도하게 신체 부위를 촬영하면 오히려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이용 촬영죄'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