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돌려주면 3000만원 주겠다"는 약속, 도둑에게는 지키지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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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돌려주면 3000만원 주겠다"는 약속, 도둑에게는 지키지 않아도 됩니다

2020. 10. 20 18:45 작성2020. 10. 20 18:45 수정
백승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bse@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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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친 물건 돌려주며 돈 요구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 위반

민법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법률 행위'로도 볼 수 있어

시계 돌려줬지만, 사례금은 받을 수 없고 처벌도 피할 수 없다

"시계를 돌려주면 300만원을 드리겠다"는 글이 올라온 뒤. 시계를 훔친 20대 남성이 자수를 했다. 그렇다면, 이 남성은 사례금을 받을 수 있을까. /롤렉스 공식 홈페이지⋅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7일, 3000만원 짜리 현상금(?)이 붙은 시계가 등장했다. 해당 시계는 유명 브랜드 '롤렉스'의 요트마스터2로 5300만원 상당의 고가 모델이었다.


글을 올린 A씨는 "저에게 정말 소중한 시계"라며 "돌려주면 사례금 3000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고소나 어떤 책임도 묻지 않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고가의 사례금으로 주목을 받은 이 글은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결국 지난 19일 "자신이 그 시계를 가져갔다"며 20대 남성 B씨가 자수했다.


경찰은 B씨에게 절도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입건한 상태. 이런 소식이 전해진 후 자수한 B씨에게 어떤 처분이 내려질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시계 주인이 공언한 것처럼 사례금 3000만원을 받고,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 로톡뉴스가 이에 대한 궁금증을 정리해봤다.


일반적인 경우 "사례금 드립니다"는 현상 광고⋯약속한 행위 이행 시 돈 줘야

우선 A씨가 올린 글은 민법상 '현상 광고’에 해당한다.


민법 제675조에서 현상광고는 '광고자가 어느 행위를 한 자에게 일정한 보수를 지급할 의사를 표시(①)하고, 이에 응한 자가 그 광고에 정한 행위를 완료(②)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시계를 돌려주면 3000만원을 주겠다"는 광고를 통해 보수를 지급할 의사를 표시(①)한 것이 된다.


법률 자문
'법률사무소 대환'의 유익상 변호사(왼쪽)와 김훈찬 변호사. /로톡 DB


법률사무소 대환의 유익상 변호사는 "이 경우, A씨는 시계를 돌려준 사람에게 사례금을 지급해야 하는 구속력이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훔친 물건 돌려주며 돈 요구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 위반

하지만 물건을 훔쳤다가 자수한 B씨에게는 이같은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B씨가 이 시계를 훔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우리 법률은 '선의의 제3자가 현상광고를 보고 시계를 가져온 경우'와 '물건을 훔친 도둑이 시계를 반납한 경우'를 다르게 본다.


법률사무소 대환의 김훈찬 변호사는 "훔친 물건을 돌려줬다는 이유로 A씨에게 3000만원 요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의성실의 원칙이란 상대방의 신뢰와 기대에 배반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으로, 민법은 이를 따르도록 하고 있다.


유익상 변호사는 역시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 광고의 경우, 물건을 찾아서 돌려준 사람에게는 약속했던 3000만원을 줘야 하겠지만 이 경우는 다르다"고 했다. "훔친 물건을 바탕으로 돈을 요구하는 것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법 제103조에서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법률 행위를 무효로 규정하고 있다.


"고소하지 않겠다"는 구속력 없는 유인⋯합의 안 해도 된다

또한 A씨는 "고소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B씨는 처벌받지 않게 되는 걸까.


변호사들은 "그런 것과 상관없다"고 했다. 절도죄는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B씨는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적용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더 나아가 꼭 합의를 하지 않아도 된다.


유익상 변호사는 "A씨가 '법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한 것은 사회 통념상 계약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고, 김훈찬 변호사도 "A씨의 말은 단순히 시계 반환을 유인하기 위한 것으로 구속력은 없다"고 했다.


종합해보면 B씨는 사례금도 받을 수 없고, 처벌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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