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암호 화폐 범죄..."정부 대응도 진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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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암호 화폐 범죄..."정부 대응도 진화해야 한다"

2019. 06. 10 14:13 작성
김주미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oomi@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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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립하는 거래소 범죄, 확실한 규제로 피해 막아야"

"2-30대 청년층 참여도와 피해 커서 정부 대처 절실"

박주현 변호사 / 사진 이민정 기자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인 ‘블록체인’을 처음으로 실증한 것은 가상화폐 비트코인이다. 중앙집권적 정보를 분산시킬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 영역은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많은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이 블록체인 연구에 매진하는 이유다.


국내 분위기도 이 같은 세계 흐름에서 크게 비껴가지 않는다.

지난 3월 암호 화폐 지갑이 탑재된 갤럭시 S10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지난달 13일엔 “블록체인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확대하겠다”며 “블록체인 신분증과 지역 화폐 등 관련 기술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넷 기업 카카오도 심혈을 기울여 만든 블록체인 서비스를 이달 말 공개할 예정이다.


이러한 블록체인·암호 화폐 분야에 혜성처럼 등장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변호사가 있다.


이 분야 굵직한 소송의 대부분을 도맡고 있는 법률사무소 황금률의 박주현 대표변호사는, 기획 파산이 의심되는 암호 화폐 거래소 트래빗 이용자 27명을 대리하여 고소 사건을 진행하는가 하면, 출금을 거부하는 거래소 대표의 부동산 가압류 결정을 국내 첫 사례로 이끌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로톡뉴스가 지난 5일, 이 분야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그가 말하는 이 산업의 한계와 타개책이 무엇인지 들어 봤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박주현 변호사


- 암호 화폐 시장이 한동안 침체기에 있다가 최근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급등했습니다. 이 현상 어떻게 보시는지.


“지난해 하반기부터 몇 개월간 암호 화폐 가격이 바닥을 치고는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던 때를 세계의 전문가들은 ‘크립토 겨울’이라고 칭했습니다. 이때 한파가 워낙 셌기 때문에 암호 화폐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회생이 불가능할 것처럼 말하기도 했습니다만, 올 초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지요. 국내에서도 얼마 전 천만 원을 넘어섰고요.


저는 비트코인 가격이 천만 원을 넘어가는 것에 대해선 회의적입니다. 그만한 가치가 있어서 시세가 그렇게 형성된 것일까를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다고 보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내 자본가들의 영향으로 코인의 수요가 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투자에는 신중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 정부도 변호사님과 같은 메시지를 냈는데요. 가상 화폐는 법정 통화가 아니니 투자에 신중하라고 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 2018년 1월, “가상 화폐 거래를 금지하고 거래소 폐쇄를 고려하겠다”는 강경 메시지를 낸 적도 있죠. 정부의 입장은 어떻게 보시는지.


“가상 화폐는 진화하는 기술입니다. 정부의 입장도 진화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촉진 아니면 억제라는 이분법적 시각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정부가 규제를 하되 그것이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을 위해 작용하도록 설계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개입을 해야 하는데, 지금 정부는 서두르지도 않습니다. 많이 늦었는데 말입니다. 정부가 단순히 투자에 신중을 기하라는 메시지를 내보내는 정도로는 많이 부족합니다.”


- 보통 정부가 규제를 하기 시작하면 산업의 발전이 저해될 우려도 있을 것인데요. “규제가 산업 발전을 촉진한다”는 변호사님의 설명을 부연해 주신다면.


“우리는 규제가 산업을 억누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역설적으로 규제가 있어야 그 안에서 자유가 생기는 측면도 있습니다. 잘못 만들어진 법보다 더 나쁜 것은 아무런 법도 없는 거예요. 이런 분야는 범죄만 난립하게 되어 있습니다. 범죄 피해를 양산할 수 있는 내용들을 법으로 빨리 규제해 놓아야 업계가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방향을 잡고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지금 암호 화폐 거래소를 둘러싼 기획 사기 범죄와 그 피해자, 피해액의 규모는 엄청납니다. 게다가 피해자들의 대부분이 2-30대 청년입니다. 저도 생각보다 훨씬 많은 청년 피해자들을 만나면서 놀라고 있어요. 경제력 있는 기혼 여성들 중에는 5억 원이 넘는 피해를 입은 사례도 많습니다. 이것들이 다 법이 없기 때문에 생긴 문제입니다. 정부가 적절한 규제를 통해 이런 피해를 사전에 막았어야 하는 것이죠.


정부가 적절한 입법으로 범죄 피해를 막아주고 산업을 케어해 주면, 이 분야에 인재가 모일 거라고 봅니다. 상당히 뛰어난 인재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전문성을 쌓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잘못했다가 범죄자만 될 수 있으니 인재들이 뛰어놀고 싶어도 뛰어놀 장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블록체인 산업이 국부를 증진시킬 핵심 산업이 될 수 있는데, 현 단계에선 먼저 적절한 규제부터 만들어져야 합니다.”



- 실제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이 분야의 범죄 유형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가장 많은 사례는 일반적인 사기, 배임, 횡령 범죄들이 비트코인과 암호 화폐를 끼고 변종된 양상으로 나타난 형태입니다. 소위 ‘먹튀’라고 하지요. 애초에 거래소를 만들 때부터 이런 범죄를 기획하고 만들어 투자자를 모은 뒤 사라지는 겁니다.


작년에 이백 개이던 암호 화폐 거래소가 지금 삼백 개가 넘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무분별하게 생겨나는 것이죠. 거래소 하나가 몇십억에서 몇백억까지 모은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것이 범죄에 이용될 경우 피해액이 얼마나 클지에 대해서는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암호 화폐는 자금 세탁에 이용되기도 쉽고 거래소에 코인을 상장하는 과정도 상당히 불투명해서 뒷돈이 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거래소와 투자자 간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그것을 이용한 사기 범행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고객을 유치한다며 엄청난 이벤트를 했다가 무산시키고 날라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인은 거래소에서 출금이 정지될 때 위험 신호를 느껴야 합니다. 그 전에 거래소의 백서라든가 법인등기를 확인해서 자본금과 대표자의 바지사장 여부를 따질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조금 늦더라도 계좌가 정지되면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때도 거래소의 온갖 변명을 믿고 기다려 주다가는 피해 구제가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 변호사님께서는 매우 다양한 이력을 갖고 계시는데요. 국세청, 청와대, 국회 등 주요 이력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를 두지 않는 성향이라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업무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뛰어드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죠. 사실 블록체인 분야에 대한 저의 전문성은, 그간 다양한 이력을 통해 쌓았던 경험들과 인맥이 합쳐진 결과물이라 생각합니다.


국세청 국세공무원교육원에서 외부 요원을 교수로 채용할 때, 변호사로서는 제가 가장 처음 교수에 채용됐습니다. 1명 뽑는데 1호로 뽑힌 것이죠. 이때 3년간 교수로 지내면서 트렌드에 맞춘 재밌는 강의를 하기 위해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국세청 교수 경력 때문에 지금 제가 변호사 중에서 국세청 공무원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으로 손꼽히게 됐지 않나 생각합니다.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실 감찰담당관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나라 전반을 살피는 청와대 근무 경험은 제 시야를 대폭 넓혀준 계기가 됐습니다. 지금은 운영되지 않고 있지만, 특별감찰관 제도는 대통령 측근을 감찰하는 기능을 했습니다. 법적으로 수석비서관 이상과 4촌 이내 친인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죠.


국세청에서 이직을 고려할 때 우연히 채용 공고를 보고 자원하여 채용된 것인데요. 이때도 기존 인원 한 명이 검찰로 가는 바람에 보궐로 단 한 명을 뽑았는데 제가 채용됐습니다. 근무 기간은 10개월 정도였지만 상당히 다이나믹한 업무로 인해 재밌게 생활했던 직장이고, 다양한 기관에서 파견된 우수한 인력들과 교류하며 정보 수집 능력 등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이력으로 드는 것은 국회 부의장실에서 정책보좌관, 법률비서관을 했던 경험입니다. 또 말씀드려야겠네요. 이때도 한 명 뽑는데 제가 채용됐습니다(하하).


국회는 법을 만드는 기관이기 때문에 현직 법조인들처럼 현행 법률만 다루지 않습니다.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필요한 법, 있어야 할 법을 미리 구상하고 만들어가는 일을 했습니다. 또 보좌관, 비서관으로서 당국자들과 자주 접촉했기 때문에 그 경험도 변호사 업무나 인맥 측면에서 상당히 좋은 자산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영상촬영 및 편집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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