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된 딸 유학비 유용은 무혐의인데⋯윤미향 찌른 의외의 '송곳' 준(準)사기
논란된 딸 유학비 유용은 무혐의인데⋯윤미향 찌른 의외의 '송곳' 준(準)사기
'정의연 의혹' 등 8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윤미향 의원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는 14일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을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횡령·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윤 의원의 모습. /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재판에 넘겨졌다. 위안부 할머니의 치매를 이용해 수천만원의 재산을 기부⋅증여하게 만든 혐의 등이 적용됐다.
정치권에서 공방이 치열했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돈을 빼돌려 딸 유학비로 사용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는 판단을 받았다. 다만,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모금한 돈 1억여원은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혐의는 적용됐다.
"기부금 착복 의혹은 절대 없다"는 윤 의원의 당초 입장과 배치되는 수사 결과여서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윤미향 의원에 대한 검찰의 기소는 이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법조 기자들 사이에선 "다른 현안이 많은 틈을 타 서부지검이 기습적으로 자료를 낸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실제 내용이 공개되고 나서는 그런 소리가 싹 들어갔다. 수사 결과가 예상외로 디테일했기 때문이다. 서울서부지검은 '혐의가 있는 것'과 '혐의가 없는 것'을 구분하고, 그 이유까지 확실하게 정리해 보여줬다. 검찰 보도자료를 접한 지청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최근에 본 검찰 수사 결과 중에 가장 충실하게 정리됐다"고 평가했다.
검찰은 한 페이지 반 분량으로 불기소 처분 내역을 정리했다. 윤미향 의원을 둘러싼 의혹 중 '죄가 안 되므로 재판에 넘기지 않는다'고 밝힌 부분이다.
대표적으로 단체 자금을 유용해 딸의 유학 자금으로 사용하거나, 개인 부동산을 사기 위한 자금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였다. 검찰은 "각종 수입을 종합하면 윤 의원 부부의 수입은 신고된 연수입보다 많았다"며 "유학자금은 부부⋅친인척의 자금, 배우자의 형사보상금으로 충당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선관위에 신고한 3억원 상당의 예금에 단체 자금이 섞여 있다는 의혹이나, 배우자가 운영하는 신문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 외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범죄로 인정된다"는 판단을 받았다. 관할관청에 등록하지 않은 채 기부금 40억원을 받은 혐의와 그렇게 모은 돈 중에서 1억원을 사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가 대표적이다.
미등록 법인계좌뿐 아니라, 개인계좌로 1억 7000만원 기부금을 모은 것도 위법한 행위라고 검찰은 봤다.
검찰이 이날 공개한 보도자료 중에 가장 의외의 혐의는 '준(準)사기' 부분이었다. 검찰은 "(윤 의원이) 2017년 11월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상금 1억원 중 5000만원을 기부하게 하는 등 2020년 1월까지 총 9회에 걸쳐 합계 7920만원을 기부⋅증여하게 했다"고 밝혔다.
즉,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피해자를 상대로 사기를 쳤다는 것인데 검찰이 이렇게까지 윤 의원을 몰아세울 거로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안성 쉼터를 매입한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은 "죄가 된다"고 보았다. 검찰은 "윤 의원은 지인에서 소개받은 매도인(종전 집주인)이 요구하는 대로 시세보다 고가인 7억 5000만원을 주고 안성 쉼터를 매입했다"며 "매도인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정대협에 손해를 가했다"고 했다.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검찰이 이날 기소한 8개 혐의 중 일부만이라도 유죄로 인정되면 윤 의원의 국회의원직은 박탈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 공직선거법은 국회의원이 형사 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는 경우 피선거권을 박탈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의원에게 적용된 기부금품법은 1년에 1000만원 이상 모금하면서 지방자치단체 등에 모집등록을 하지 않거나 기부금을 모집 목적 이외 용도로 사용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