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고발합니다" 손정우 父의 꼼수, 하지만 미국 송환 막기에는 역부족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아들을 고발합니다" 손정우 父의 꼼수, 하지만 미국 송환 막기에는 역부족

2020. 05. 15 19:16 작성2020. 05. 19 17:46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손정우 아버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아들 고발

미국 송환의 근거가 된 '자금세탁', 한국에서 처벌받게 해 송환 막겠다는 의도

변호사들과 손정우의 '美 송환 불발' 가능성에 대해 따져봤다

아버지에게 고발당한 아동포르노 사이트인 '웰컴투비디오'의 운영자 손정우. 변호사들은 손씨의 아버지가 아들을 상대로 고발한 이유에 대해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으려는 지연책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포르노 사이트인 '웰컴투비디오'의 운영자 손정우가 아버지에게 고발당했다. 현재 손씨는 오는 19일 미국 송환을 위한 범죄인인도 심사를 앞둔 상황. 이런 가운데 나온 아버지 손씨의 고발은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한 꼼수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들 손씨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당해서가 아닌, 미국에서 처벌받을지 모르는 아들을 감싸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아버지 손씨의 고발에 담긴 법적 의미는 무엇이며, 이 고발로 인해 손정우의 미국 송환에 차질이 생기게 될까. 변호사들과 함께 알아봤다.


'자금세탁'으로는 처벌받지 않은 손정우⋯미국 송환의 근거 됐다

지난 11일, 손씨의 아버지는 자신의 개인정보로 아들 손정우가 가상화폐 계좌를 개설해, 범죄수익금을 관리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다.


손정우는 '웰컴투비디오'를 운영하며 비트코인으로 음란물을 거래했고, 이를 국내외 암호화폐거래소에서 환전하는 식으로 자금을 세탁했다.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만 4억원 상당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국내에서 처벌받은 혐의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 제작⋅ 배포등)'과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뿐이었다. 자금세탁은 혐의에서 빠져있었다.


결론적으로 미국 송환이 추진된 것은 이 때문이었다.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한국에서 '자금세탁'으로 처벌받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에서 처벌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손씨가 자금세탁으로 국내에서 처벌을 받았다면, 미국 송환은 어려웠을 것이다.


아버지의 고발 '꼼수'에도 손정우의 미국 송환을 막을 수 없는 이유

변호사들은 아버지의 고발로 손정우의 미국 송환이 불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무법인 한미의 김철기 변호사는 "아들의 무거운 처벌이 예상되니까 그것을 면하려는 목적으로 (고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아들을 고발해 놓으면 조사를 받게 되는데, 사실상 미국으로 송환하는 것을 기술적으로 막아보자는 지연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황금률의 박성현 변호사도 "국내에서 아들을 먼저 처벌받게 해 일사부재리 원칙을 이용,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한 '꼼수'에 해당한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실 손정우 아버지의 고발이 범죄인인도법상 손씨의 미국 송환(범죄인인도)에 영향을 미칠 일은 거의 없다. 근거가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한미의 김철기 변호사,법률사무소 황금률의 박성현 변호사,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의 성우린 변호사. /로톡 DB
법무법인 한미의 김철기 변호사,법률사무소 황금률의 박성현 변호사,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의 성우린 변호사. /로톡 DB


범죄인인도 거절은 범죄인인도법 제8조(정치적 성격을 지닌 범죄 등의 인도 거절)와 제9조(임의적 인도 거절 사유)에서 규정한 조건에 부합한다면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아버지의 고발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① 현재 법원에서 재판 중인 사건이 아니기 때문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의 성우린 변호사는 "손씨가 미국에 인도될 가능성이 커졌고, 손씨의 아버지가 이를 막기 위해서는 범죄인인도법 제8조에 따른 ‘정치적 인도 거절 사유’ 또는 제9조에 따른 ‘임의적 인도 거절 사유’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정치적 인도 거절 사유'란 인도범죄가 정치적 성격을 지닌 범죄이거나 그와 관련된 범죄인 경우 인도가 불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손정우의 범죄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손씨의 범죄인인도를 막기 위한 나머지 방법은 제9조 '임의적 인도 거절 사유'를 충족하는 것이다. 임의적 거절 사유에는 범죄인이 대한민국 국민(제9조 1호)이거나 인도범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대한민국 영역에서 범한 경우(제9조 2호), 범죄인의 인도범죄 외의 범죄에 관해 대한민국 법원에서 재판이 계속 중인 경우(제9조 3호) 등이 있다.


성 변호사는 "손씨는 아들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고발해 범죄인인도법 제9조 3호를 들어 인도를 막으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 변호사는 "손씨는 단순히 우리나라 수사기관에 고발만 됐고 재판이 계속 중인 경우 등이 아니다"며 "그 밖에 범죄인인도법에 따른 '정치적 인도 거절 사유'도 없어 보이는 상황이므로,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미국에 인도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②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 없기 때문

손씨 아버지의 고발로 국내에서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 또한 없다. 박성현 변호사는 "우리나라 수사기관이 손씨의 국제 자금세탁 혐의를 몰라서 추가로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법무부에서 국제 자금세탁 부분에 대해 범죄인인도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진행하지 않은 것"이라며 "손씨의 아버지가 고발장을 통해 손씨를 해당 혐의로 고발했다고 하여, 그동안 진행되지 않았던 수사가 진행돼 손씨가 국내에서 처벌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인다"고 했다.


③'자국민 불인도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송환 진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

더불어 박 변호사는 송환 여부는 법무부의 의지가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법무부가 손씨의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서 국제법상의 '자국민 불인도의 원칙'이 더 큰 걸림돌이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았다"며 "법무부가 이 원칙에도 불구하고 범죄인인도를 진행하기로 한 이상 아버지의 고발장이 범죄인인도 심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자국민 불인도의 원칙은 범죄인의 인권을 위하여 자국민의 경우 범죄인인도를 자제한다는 국제법상 원칙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