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의 '은지원 사후 50년 계약서'⋯자필 사인도 받았으니 효력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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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의 '은지원 사후 50년 계약서'⋯자필 사인도 받았으니 효력 있는 걸까?

2020. 05. 12 18:04 작성2020. 05. 14 15: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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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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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은지원 사후 50년간 모든 저작권 갖는다"는 계약서 공개한 나영석 PD

"사인 받았으니 효력을 갖게 됐다"는데⋯정말 그런지 분석해봤더니

"계약은 맞지만, 효력은 없다"는 최재윤 변호사, 이유는?

지난 8일 '삼시네세끼 LIVE 설명회'에서 공개된 '은지원 사후 50년 계약서'는 정말 법적 효력이 있는 계약서일까? 변호사와 함께 알아봤다. /유튜브 캡처

"본인(은지원)은 사후 50년까지 출연료는 제사상으로 하고(1년에 2회) 장례 및 각종 사후 이벤트(심령사진)로 출연을 하는 초상권 및 모든 저작권을 KBS '1박 2일' 제작진의 3대손까지 이어갈 것을 약속한다."


'스타 PD'의 대명사 나영석이 유튜브 생방송에서 '은지원 사후 50년 계약서'를 공개했다.


지난 8일 '삼시네세끼 LIVE 설명회'에서 공개된 계약서에는 "은지원의 사후 50년간 출연료와 초상권 등 모든 저작권을 '1박 2일' 제작진에게 넘긴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은지원을 포함한 젝스키스 멤버 4명의 자필 서명도 함께 보였다.


나 PD는 "우리가 (젝스키스) 멤버들에게 술을 먹인 후 자연스럽게 사인을 받았다"며 "드디어 (계약서가) 효력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나 PD의 주장대로 이러한 '사후 50년 계약서'가 정말로 효력이 있는 건지 법무법인 태일의 최재윤 변호사와 들여다봤다.


Point 1. 구체적 내용과 자필 서명⋯'계약' 성립된다

우선 최 변호사도 "법적으로 계약은 맞는다"고 했다.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누가 누구랑', '언제 어떻게' 등이 적혀있고, 자필 서명까지 받았기 때문이었다.


최 변호사는 "계약 당사자인 나영석 PD와 은지원 등 젝스키스 멤버들끼리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계약은 성립한 것"이라고 했다.


아무런 법적 의미 없는 단순 '약속'은 아니라는 뜻이다.


Point 2. 술에 취해 서명했어도 '계약 무효' 아니다

'법무법인 태일'의 최재윤 변호사. /로톡 DB
'법무법인 태일'의 최재윤 변호사. /로톡 DB

은지원 등 멤버들이 술에 취해 서명했다는 점에서 '계약 무효'를 주장할 순 있을까. 최 변호사는 그러려면 "실제로 만취하여 계약의 효과를 이해하고, 판단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했다.


우리 민법은 술에 만취한 사람을 갓난아이 등과 함께 대표적인 '의사무능력자'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계약을 했다고 하더라도, 당사자의 '의사능력'이 없었으므로 그 계약은 무효가 된다.


다만 단순히 술에 취한 것 자체만으로는 부족하고, "서명을 했을 때 실제로 만취해 의사 무능력 상태였어야 한다"는 게 최 변호사의 의견이다.


따라서 은지원 등 젝스키스 멤버들이 술을 마셨더라도 계약 자체는 성립한다고 볼 수 있다.


문제없는 나 PD의 '사후 50년 계약서'가 무효가 되는 이유는?

그러나 종합했을 때 이 계약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 애초에 실현할 수 없는 내용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우리 법은 계약을 했더라도, 그 내용이 이행 불가능하다면 법적 효력을 부여하지 않는다.


'사후 50년 계약서'는 "죽은 뒤에 심령사진으로 출연하라"는 불가능한 내용을 전제하고 있으므로, 처음부터 무효라는 의미다.


최 변호사는 "계약의 효력이 생기려면 실현 가능한 내용이어야 한다"며 "사후 출연은 불가능하므로, 이번 계약서는 결국 무효"라고 밝혔다.


또 저작권 등 실현할 수 있는 내용이 일부분 있다고 할지라도, "민법상 무효"라고 했다. 우리 민법(제107조 1항)은 "진의가 아닌 의사표시라는 점을 계약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무효"라고 하고 있다.


최 변호사는 "은지원이 실제로 출연료나 저작권 등을 제사상을 차려주는 비용 정도를 받고 끝낼 의사는 아니었을 테고, 이를 상대방인 나영석 PD 또한 알았을 것이므로 역시 무효"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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