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할머니신’, 아들은 ‘장군신’…신병 핑계로 전남편 500차례 때리고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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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할머니신’, 아들은 ‘장군신’…신병 핑계로 전남편 500차례 때리고 살해했다

2025. 09. 01 11:0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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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가스라이팅 원흉’ 무속인과 전처에 징역 30년 확정

금품 갈취 위한 계획적 범행

B씨는 돈줄이 막히자 전남편 A씨에게 성추행 누명을 씌우고 6일간 500차례 폭행해 죽였다. 무속인은 시나리오 설계자였다. /셔터스톡

자녀들이 신병에 걸렸다는 거짓말로 전 남편의 돈을 뜯어내다 결국 살해까지 이른 한 가족의 비극이 드러났다. 딸은 '4대 할머니 신', 아들은 '나랏장군 신'이 들린 것처럼 연기하게 하고, 이를 빌미로 굿 비용을 요구하다 돈이 끊기자 전 남편을 성추행범으로 몰아 500여 차례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것이다.


1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따르면, 3년 전 이혼한 50대 남성 A씨는 전처 B씨로부터 "아이들이 신이 들려 아프다"는 연락을 받았다. 실제로 만난 아이들은 발작을 일으키는 등 정말 신이 들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 A씨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건설 현장에서 선금을 가로채는 사기까지 저지르며 굿 비용을 댔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A씨가 금전 지원을 끊자, B씨는 "지난 5년간 딸을 성추행했다"는 허위 자백을 강요하고 이를 녹음했다. 이 녹취를 빌미로 B씨와 그의 자녀,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무속인 C씨는 A씨를 6일간 500회 이상 집단 폭행했다. 망치와 효자손 등 도구까지 동원된 무자비한 폭력은 A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무속인이 설계한 신내림 연극…가족 전체를 파멸로 이끌다

수사 결과, 이 모든 것은 무속인 C씨가 설계한 거대한 사기극이었다. 이혼 후 C씨의 집에 들어가 살며 가스라이팅 상태에 놓인 B씨는 무속인의 지시에 따라 범행을 저질렀다. 10대 자녀들은 엄마의 지시에 따라 '할머니 신', '장군 신'이 들린 것처럼 연기하며 아버지를 속이는 데 가담했다.


돈줄이 막히자 꾸며낸 성추행 프레임은 폭행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됐다. 법원은 "성추행 주장은 오직 굿 비용을 받아내기 위한 것이었다"고 판단했다. A씨가 폭행으로 의식을 잃자 B씨 일당은 112에 신고했지만,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A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검찰은 이들의 범행이 단순 폭행이 아닌 금품 갈취를 목적으로 한 강도살인 혐의에 해당한다고 보고 기소했다. B씨와 C씨는 법정에서 "성추행에 분노해 우발적으로 때렸다"며 강도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강도살인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만 규정된 중범죄인 반면, 폭행치사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크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가스라이팅 참작에도 징역 30년

법원은 가해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허위 자백 강요 정황과 자녀들에게 연기까지 시킨 점을 들어 "금전을 갈취하기 위한 계획적 폭력"이라며 강도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의 원흉으로 무속인 C씨를 지목하며 B씨와 C씨에게 각각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범행 직후 112에 신고한 점, 중한 폭력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참작해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 보긴 어렵다"며 각각 징역 30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지난 7월 이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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