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갭투자 52억 전세사기범, 2년 도피 끝 귀국 구속
무자본 갭투자 52억 전세사기범, 2년 도피 끝 귀국 구속
무자본 갭투자 52억 전세사기범
시아 도피 끝 '자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경기 수원시에서 약 52억 원 규모의 대규모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이모 씨가 해외 도피 2년 2개월 만에 국내로 송환돼 구속 송치됐다.
이씨의 범행은 2018년 5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이어졌으며, 수원시 권선구와 팔달구 다세대주택 등 3채를 이용해 임차인 35명의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수원 지역에서 대규모 전세 사기를 벌였던 또 다른 임대인 40대 여성 강모 씨와 함께 범행을 이어갔다.
특히 이씨는 강씨로부터 범행 수법을 배우며 건물을 지은 뒤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임차인들과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경찰이 2023년 8월 21일부터 이씨 소유 건물 임차인들로부터 고소장을 받기 시작했으나, 이씨는 이보다 나흘 전인 같은 달 17일 이미 중국으로 도주한 상태였다.
더욱이 이씨는 출국 당시 이미 강씨가 벌인 다른 전세 사기 사건의 '바지 임대인 모집책' 역할을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불구속 기소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경찰이 앞선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씨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에 소극적이었던 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년 도피 끝 '자금 바닥'…총영사관 찾아 '자수' 택한 배경
해외로 도피한 이씨는 중국을 거쳐 러시아로 이동했으며, 경찰은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리고 현지 수사 당국과 공조 수사를 진행해왔다.
약 2년 2개월간 수사망을 피해 도피 생활을 이어가던 이씨는 결국 자금이 바닥나자 지난달 13일 러시아 주블라디보스토크 대한민국총영사관에 찾아가 범행을 시인하며 자수했다.
경찰은 지난달 16일 이씨를 국내로 송환한 뒤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한편, 이씨와 함께 범행을 이어간 강씨는 이미 전세 보증금 18억 원 편취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약 150억 원 규모의 추가 혐의가 드러나 송치된 바 있다.
법률 진단: '자수'에도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피하기 어려울 듯
이씨의 범행은 단순 사기죄를 넘어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적용 대상이다. 편취 금액이 약 52억 원으로 50억 원 이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특경법 제3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대규모 사기, '특경법'의 엄중한 심판
- 사기죄 성립: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임대차보증금 반환 능력이 없음에도 이를 고지하지 않고 계약을 체결한 행위는 임차인들을 기망한 행위로 사기죄(형법 제347조)에 해당한다.
- 가중처벌: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이므로, 특경법에 따라 형량이 대폭 가중된다. 최근 판례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의 전세사기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공모 관계에 있는 경우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하는 경향이다.
'자수'의 법적 효과, 형량 감경될까?
이씨가 자진하여 영사관을 찾아 자수한 것은 형법 제52조 제1항에 따른 '자수'에 해당하여 형의 감경 또는 면제 사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법조계는 이씨의 자수가 형량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자수의 진정성 문제: 이씨는 약 2년 2개월이라는 장기간 동안 수사망을 피해 도피하다가 자금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자수했다. 판례는 장기간 도피 후 자금이 바닥나서 자수한 경우 자수의 진정성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 계획적 도피: 고소장 접수 나흘 전에 이미 해외로 출국한 것은 범행 발각을 예상하고 계획적으로 도피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죄질이 나쁘게 평가된다.
다수의 불리한 정상:
- 편취 금액의 거액: 52억 원이라는 매우 거액이며, 피해자가 35명에 달한다.
- 피해 회복 전무: 현재까지 피해자들에게 피해 회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 재범 위험성: 이미 다른 전세사기 사건의 '바지 임대인 모집책'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에서 도피했다는 점은 죄질을 더욱 무겁게 만든다.
양형기준상 조직적 사기의 경우 이득액 50억 원 이상일 때 권고 형의 범위는 기본적으로 징역 4년~7년이지만, 이 사건은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상당 기간 반복적으로 범행이 이루어졌고 피해가 심각하다는 특별 가중인자들이 다수 존재한다.
따라서 이씨의 최종 형량은 상당한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출국금지 조치, 수사기관의 책임 논란은?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경찰이 앞선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검거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씨가 이미 다른 전세사기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였으므로, 출입국관리법상 법무부장관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요건은 갖춰져 있었다.
다만, 출국금지 조치는 법무부장관의 재량사항이며, 이씨가 고소장 접수 나흘 전에 이미 출국했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출국금지 조치를 요청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미 다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였기에, 이전 수사 과정에서 좀 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씨의 '자수'는 양형 과정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될 수는 있으나, 거액의 편취 금액, 다수의 피해자, 장기간의 계획적 도피, 피해 회복 노력의 부재 등 불리한 정상이 압도적으로 많다.
법원은 형법이 정한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씨에게 합당한 최종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