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통 큰 기부'는 사실 다 의도가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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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통 큰 기부'는 사실 다 의도가 있었구나

2021. 04. 16 17:43 작성2021. 04. 23 16:49 수정
김재희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zay@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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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 상속세 신고·납부 기한 앞두고 삼성 일가 상속세액에 눈길

이중섭·피카소 등 유명 작가의 작품 1만3000점⋯'이건희 컬렉션' 1조 규모 기증 검토 중

기증 목적 '절세' 아니라는 지적 나와⋯"총수 구속 상황·부정 여론 쇄신용"

고(故) 이건희 회장이 평생 수집한 소장품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언론에서는 일제히 "상속세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라는 내용을 담아 보도했다. 하지만 로톡뉴스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사실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번 결정으로 5000억원을 더 손해 보게 된다. /연합뉴스⋅'삼성미술관 Leeum' 홈페이지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그리고 유족들이 이건희 회장이 남긴 유산에 대한 상속세를 내야 하는 시한(4월 30일)이 약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고인이 된 이건희 회장은 주식과 부동산, 미술품 등 최소 18조원에 달하는 유산을 남겼다. 배우자인 홍라희 리움 전 관장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이 내야 할 상속세도 10조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금으로 내야 하는 상속세만 10조원⋯수천억 신용대출까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을 운영하는 이들도 10조원대 상속세를 내기 위해 "신용 대출을 받겠다"고 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는 상속세에 현금으로만 납부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즉, 4월 30일까지 10조원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어마어마한 상속세 규모에 사회적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지난 14일 삼성 일가가 이 회장이 평생 수집한 소장품(일명 '이건희 컬렉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후 주요 언론에서는 일제히 "삼성 측이 국가나 공공단체에 미술품을 기증하면 상속세 일부가 줄어들게 된다"는 내용을 담아 보도했다. 상속세를 줄이기 위한 '기법'으로 소장품을 활용한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로톡뉴스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사실이 아니었다. 미술품을 기증하면 삼성 측은 오히려 5000억원을 손해 보게 된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재벌개혁본부의 권오인 국장은 "(삼성은) 정치적인 사안을 따져보고 판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건희 컬렉션' 기증을 보는 시각. /경실련 홈페이지⋅그래픽 및 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이건희 컬렉션' 기증을 보는 시각. /경실련 홈페이지⋅그래픽 및 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이건희 회장이 모은 이중섭⋅피카소⋅앤디워홀 작품⋯시가 감정 총액만 약 3조원

'이건희 컬렉션'은 국보 30점과 보물 82점을 포함해 1만 3000여 점에 이른다. 시가 감정 총액은 최대 3조원까지 추정하고 있다. 이 회장은 겸재 정선, 이중섭,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시대와 지역을 아울러 최고 거장의 작품만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컬렉션'만으로도 세계적인 미술관을 세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중 삼성 측이 기증을 검토 중인 컬렉션은 1조원 규모. 기증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와 국립현대미술관 등과 접촉했고, 상속세 납부 전에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술품 상속 규모만 고려해도 상속세 최고세율 50% 적용받는다

미술품을 상속할 때 우리 법은 둘 이상의 감정 기관에 평가를 받도록 한다. 두 기관의 가액 평균으로 재산 총액을 계산한다. 여기에 정해진 상속세율에 따라 세금을 매긴다.


법무법인(유)로고스의 박래형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유)로고스의 박래형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유)로고스의 박래형 변호사는 "상속세 계산의 경우 상속공제와 세액공제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이번 경우 50% 상당의 상속세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속액이 30억원이 넘으면 최고세율인 50%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일각에 알려진 대로 '이건희 컬렉션' 감정 총액이 약 3조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이를 그대로 상속받는다고 하면 상속세로 1조 5000억가량(3조원의 50%)을 납부해야 한다. 사실 삼성의 입장에서는 미술품을 기증하는 것보다, 해당 작품들을 시장에 판매한 뒤 상속세를 납부하는 것이 더 이득이다. 수익 중 절반만 상속세로 납부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증을 택하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더 자세히 설명하면, 3조원 가량에서 1조원 가량을 기증하면 남은 2조원이 상속 대상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2조는 '신고기한까지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단체에 증여한 재산'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1조원(2조원의 50%)을 상속세로 내고, 삼성의 몫은 남은 1조원이 된다. 기증을 하면 오히려 약 5000억가량이 손해다.


삼성은 왜 손해를 무릅쓰고 '이건희 컬렉션' 기증을 검토할까.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삼성은 왜 손해를 무릅쓰고 '이건희 컬렉션' 기증을 검토할까.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그렇다면 삼성은 왜 손해를 무릅쓰고 '이건희 컬렉션' 기증을 검토할까. 이에 대해 경실련의 권오인 국장은 로톡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삼성을 보는 시각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에 호의적인 여론을 조성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또한 권 국장은 "상속이나 증여 문제는 정공법으로 가겠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고 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여러 논란을 겪은 이상, 더 이상의 잡음을 만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다.


세금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 관계자도 "유산이 워낙 막대해 기증을 한다 해도 상속세율이 크게 변동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절세가 아닌 다른 지점을 참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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