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품 리셀'은 합법?…상표권도 못 막는 악성 리셀러, 해법은 '영업방해'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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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품 리셀'은 합법?…상표권도 못 막는 악성 리셀러, 해법은 '영업방해' 입증

2025. 11. 14 12:2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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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일단 유통된 정품엔 상표권 소진"

단순 재판매 처벌 어려워, '고의적 영업방해' 입증이 관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하루에 40만~50만 원씩 매출 손실이 나는데, 리셀러는 '확인했다'는 문자 한 통 보내고 아무런 조치가 없습니다." 정품을 대량으로 싸게 사들여 온라인에서 더 낮은 가격에 되파는 '악성 리셀러' 때문에 브랜드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 하락과 매출 손실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법의 문턱은 예상보다 높았다.


'내용증명도 거부'…배짱 리셀러에 속수무책

상표권을 가진 A사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자사 제품을 비정상적으로 싸게 파는 리셀러 B씨를 발견했다.


B씨는 대량 구매 시 주어지는 할인 혜택을 이용해 물건을 확보한 뒤, A사의 공식 판매가보다 저렴하게 내놨다.


이 때문에 가격 경쟁 시스템이 작동하는 쿠팡 같은 플랫폼에선 A사의 공식 판매가마저 강제로 끌어내려지는 연쇄 피해가 발생했다.


A사가 추산한 하루 손실액만 50만 원에 육박했다.


A사는 즉각 B씨에게 판매 중단을 요청하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확인했다"는 단 한마디. 저가 판매는 멈추지 않았다. 최후의 수단으로 보낸 내용증명마저 B씨가 수신을 거부하며 소통을 차단하자, A사는 결국 변호사를 찾아야 했다.


상표권 있는데 왜 못 막나? '권리 소진의 원칙'이라는 벽

변호사들은 상표권 침해만으로 리셀러를 제재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상표권 소진의 원칙' 때문이다. 이는 상표권자가 적법하게 유통시킨 '정품'에 대해서는 더 이상 상표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법리다. 즉, B씨가 파는 물건이 위조품이 아닌 진짜 제품인 이상, 이를 다시 판매하는 행위 자체를 상표법 위반으로 문제 삼기 어렵다는 의미다.


법무법인 두우의 우세종 변호사는 "상표권 침해만으로는 대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해당 리셀러의 판매 방식이나 내용을 분석해 다른 법적 문제점을 찾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돌파구는 '영업방해'…고의성 입증이 승패 가른다

그렇다면 방법은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부정경쟁방지법'과 '업무방해'에서 해법을 찾는다.


법무법인 저스트의 도형욱 변호사는 "상표가 널리 알려진 제품이라면, 총판 업체가 아님에도 상표를 사용해 저가로 판매하는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판매 금지 청구와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지만, 형사 처벌은 어렵다.


더 강력한 카드는 '고의적 영업방해'를 입증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휘명의 김민경 변호사는 "리셀러의 행위가 단순 재판매를 넘어 고의적인 영업방해에 해당한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사가 보낸 수차례의 경고, 이를 무시한 B씨의 태도, 내용증명 수신 거부 등은 '고의성'을 입증할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하루 40~50만 원이라는 구체적인 손실액 역시 피해 사실을 뒷받침한다.


"가처분과 본안소송"…전문가들이 제안하는 '투트랙 전략'

결국 핵심은 리셀러의 행위가 정당한 상거래의 범주를 벗어나, 브랜드사의 영업을 고의로 방해하려는 목적을 가졌음을 법정에서 증명하는 데 달렸다.


김민경 변호사는 "가처분 신청으로 우선 리셀러의 판매 행위를 중단시키고, 동시에 영업방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본안 소송을 준비하는 '투트랙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의 오동현 변호사 역시 "단순히 상표법으로 처벌은 어렵다"며 "리셀러의 다른 법률 위반 혐의를 찾아내고, 필요하다면 법률 위반을 이끌어낼 필요도 있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온라인 리셀 시장이 급성장하며 나타난 새로운 유형의 분쟁 앞에서 브랜드사들의 법적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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