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 덜 깬 고양이 건넸다가 보호자 물려…2심 "동물병원, 10% 배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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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 덜 깬 고양이 건넸다가 보호자 물려…2심 "동물병원, 10% 배상 책임"

2026. 10. 02 14:0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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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기 발작 위험성 안 알린 동물병원

2심서 주의의무 위반 인정

마취에서 덜 깬 반려묘를 케이지에 넣는 과정에서 보호자가 물려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셔터스톡

동물병원에서 미용을 마친 뒤 마취가 완전히 깨지 않은 반려묘를 전달받다가 물려 손가락 골절상을 입은 보호자에게 법원이 동물병원 측의 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1심은 동물병원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마취 부작용 위험을 미리 알리고 주의를 시키지 않은 병원장의 과실을 인정해 약 416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잡는 것 도와달라" 요청에 들어갔다가…케이지 넣던 중 손가락 물려

반려동물 보호자 A씨는 2019년 6월 22일 오후 3시경 반려묘의 미용을 위해 동물병원을 찾았다.


동물병원 소속 수의사는 내원 직후 반려묘에게 마취제를 투여하고 검사를 진행했고, 이어 미용사가 미용 작업을 마쳤다.


사고는 미용이 끝난 오후 5시경 발생했다.


병원장은 담요에 싸인 반려묘를 A씨에게 인계했고, A씨가 반려묘를 이동용 케이지에 넣는 과정에서 오른손 넷째 손가락 끝마디를 심하게 물렸다.


병원 직원들은 A씨의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붕대를 감아준 뒤 진통제를 제공했다.


하지만 A씨는 진통제를 복용한 뒤 온몸이 붓고 가려운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 응급실을 찾았고, 이틀 뒤에는 손가락 통증이 심해져 다시 응급실에 내원했다.


검사 결과 A씨는 손가락 끝마디뼈의 개방성 골절과 골수염 의증 진단을 받아 수개월 동안 입원 및 통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A씨는 동물병원 측이 미용 시간을 지체하면서 마취제를 과다 투여해 반려묘가 발작을 일으켰고, 위험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반려묘를 인계해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고 후 적절한 치료 안내를 받지 못해 부상이 악화했다며, 치료비와 일실수익, 위자료 등 총 약 3883만 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과실 입증 부족" 기각…2심 "마취 회복기 발작 예견 가능했다"

1심 재판부인 서울남부지방법원 황여진 판사는 원고 패소로 판결하며 A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마취제가 적정량을 초과해 투여됐다거나 비정상적인 발작을 일으켰다고 볼 증거가 없고, 사고 직후 동물병원 측의 응급조치도 충분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2-2민사부(재판장 이민수)는 1심 판결을 취소하고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피고 법인이 A씨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수의사가 투여한 마취제 용량 자체가 적정 범위를 초과했다고 보지는 않았다.


다만 마취제로 사용된 약물의 부작용과 회복기 상태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마취에 사용된 케타민의 부작용으로 회복기에 소리나 접촉 등의 자극이 가해지면 경련 등 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며 "수의사로서 고양이가 마취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던 병원장은 보호자에게 인계할 때 이러한 부작용을 알리고 충분한 주의를 시킬 의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반려묘는 당일 투여 가능한 최대 용량의 마취제가 투여됐고, 마취 후 약 2시간이 지난 시점이었으므로 완전히 회복된 상태로 보기 어려웠다"며 병원장이 고객과 동물을 보호해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다고 판단했다.


보호자 과실 90% 인정…배상금은 약 416만 원으로 제한

재판부는 A씨가 입은 치료비 약 487만 원과 손가락 감각 이상에 따른 노동능력상실률 4%를 적용한 일실수익 약 2,675만 원 등 총 재산상 손해액을 산정했다.


다만 동물병원 측의 배상 책임은 전체 손해액의 1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반려묘 미용을 위해 마취가 불가피했던 점, 보호자인 A씨 역시 미용 후 반려묘가 예민해질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었던 점, 다년간 반려동물을 키워온 경험이 있어 스스로 안전사고에 주의할 수 있었던 점 등을 참작했다.


또한 A씨가 사고 당일 물린 상처에 대해 즉시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은 점도 손해가 커진 원인이 됐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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