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된 피해자라더니…월급받고 일한 ‘캄보디아 조직원들
납치된 피해자라더니…월급받고 일한 ‘캄보디아 조직원들
“회사처럼 출근해 사기쳤다…캄보디아 ‘자발적 범죄자들’ 실체”
캄보디아 송환 조직원들, 납치 아닌 '자발적 가담' 확인
형 집행 종료 후 재범 방지 대책 '구멍'

얼굴 가리는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 / 연합뉴스
캄보디아에서 로맨스 사기 등 조직 범죄에 가담했다 송환된 한국인들이 단순 피해자가 아닌, 월급을 받으며 회사원처럼 일한 자발적 범죄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수사와 법원의 구속영장 심사를 통해 이들의 충격적인 실체가 확인됐다.
최근 전세기를 통해 국내로 송환된 한국인 중 10명이 로맨스 사기 가담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납치나 감금을 당했다는 진술 없이, 자발적으로 범죄 조직에 들어가 직급까지 부여받고 현금이나 가상화폐로 월급을 받아가며 일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한국 가족과도 자유롭게 연락했으며, 심지어 현지 구금 당시 한국 송환까지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역시 "사기 혐의가 상당히 소명됐고, 도주 우려가 크다"며 이들 10명 전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현재까지 송환된 64명 중 5명을 제외한 전원이 구속되면서, 수사 기관의 '피해자보다는 범죄자에 가깝다'는 판단이 재차 확인된 셈이다.
"해외로 또 나간다" 형 집행 종료 후 재범 우려...현행법상 장기 제재 어려워
문제는 이들 범죄자들이 형 집행을 마친 후 다시 해외로 출국해 동일한 조직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다.
현행법상으로는 이들의 캄보디아 등 해외 재입국을 장기적으로 막을 법적 제재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특정인의 출국을 제한하는 방법은 크게 출국금지와 여권 발급 제한 제도가 있다.
- 출국금지 제도: 형사재판이 계속 중이거나, 범죄 수사를 위해 필요하거나, 징역형이나 금고형의 집행이 끝나지 않은 경우에 법무부 장관이 일정 기간 출국을 금지할 수 있다.
- 여권 발급 제한 제도: 장기 2년 이상 형에 해당하는 죄로 기소되거나, 금고 이상의 실형이나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는 경우 외교부 장관이 여권 발급을 거부하거나 반납을 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은 일시적인 제한이라는 한계가 명확하다.
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유예 기간이 지나면 출국금지나 여권 발급 제한 사유가 소멸되어 장기적인 출국 제한은 어려워진다.
또한, 캄보디아 자체를 '여행금지국가'로 지정하는 것 역시 국민의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기에, 범죄 예방 목적만으로는 현행법상 지정이 곤란하다.
헌법적 한계 넘어서는 '특정 범죄 전력자' 출국 제한 강화 입법 시급
형 집행 종료 후에도 상습적·조직적 해외 범죄 가담자들의 재범을 막기 위해서는 법적 기반을 강화하는 입법적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장 현실적이고 시급하게 논의되는 입법 방안은 다음과 같다.
- 보호관찰 제도 활용 강화: 특정 중대 범죄(예: 조직적 사기, 인신매매 등)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자에 대해 형 집행 종료 후에도 일정 기간(예: 3~5년) 보호관찰을 의무적으로 부과하고, 보호관찰 기간 중에는 특정 국가로의 출국을 금지하거나 모든 해외여행에 대해 사전 허가제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이는 현행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의 특별준수사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다.
- 여권법 개정을 통한 발급 제한 기간 연장: 조직적 범죄 등 특정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형 집행을 종료한 후에도 일정 기간(예: 5년) 동안 여권 발급을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을 여권법에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나아가, 법원이 형 선고 시 재범 위험성을 고려하여 일정 기간 여권 발급 제한을 명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 범죄 예방 목적의 특정 국가 여행 제한 근거 마련: 여권법 제17조를 개정하여, 특정 국가나 지역이 '대한민국 국민의 조직적 범죄 활동 거점'으로 활용되어 국익이 현저히 훼손되는 경우, 특정 범죄 전력자에 한하여 해당 국가로의 여행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 다만, 이는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조치이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이러한 입법 조치는 재범 방지 및 대한민국의 국제적 신뢰 보호라는 공익적 목적과 개인의 거주·이전의 자유라는 기본권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월급 받고 회사원처럼' 조직 범죄에 가담하는 행태를 근절하고 국제 범죄를 막기 위한 법적 대응 마련이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