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민 갈등, 폭행과 막말로 번져…법원 "둘 다 잘못, 서로 배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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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주민 갈등, 폭행과 막말로 번져…법원 "둘 다 잘못, 서로 배상하라"

2025. 10. 10 17:4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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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욕설이 현실 폭력으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아파트 입주민 온라인 카페에서 시작된 욕설이 갈비뼈 골절 폭행으로 번진 사건에서 법원이 양측 모두에게 배상 책임을 물었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이도식 판사는 폭행 피해자 A씨가 가해자 B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550만여 원을 지급하라"고, 동시에 B씨가 A씨를 상대로 낸 맞소송(반소)에서는 "A씨는 B씨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온라인 다툼, 현실 폭력으로 이어지다

사건의 시작은 2019년 7월, 한 아파트 입주민 온라인 카페였다. B씨는 A씨가 쓴 댓글을 보고 "이런 개잡XX를 봤나", "미친 개망나니 XX야" 등 격한 욕설을 쏟아냈다.


온라인에서의 분노는 현실 폭력으로 이어졌다. 같은 날 밤, B씨는 아파트 단지에서 A씨를 찾아내 주먹과 무릎으로 얼굴과 몸을 여러 차례 때렸다. 이 폭행으로 A씨는 갈비뼈 두 대가 부러지는 등 전치 6주의 중상을 입고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이 사건으로 B씨는 이미 형사 재판에 넘겨져 모욕과 상해 혐의로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정식 재판 없이 서류 심사만으로 형을 정하는 절차)을 받았고, 이는 확정됐다. A씨는 이 형사 판결을 근거로 치료비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


벌금 200만원이 550만원 배상으로

이번 민사 재판의 핵심 쟁점은 B씨의 '확정된 형사 판결'이었다.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확정된 형사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민사 재판에서 뒤집기 어려운 유력한 증거가 된다. 형사 법원이 B씨의 폭행과 모욕을 유죄로 인정한 이상, 민사 법원은 B씨의 가해 사실 자체를 다시 심리할 필요가 없었다.


재판부의 역할은 B씨의 불법행위로 A씨가 입은 손해액을 산정하는 것이었다. 재판부는 "피고(B씨)는 원고(A씨)에게 상해 및 모욕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은 치료비 506,320원 및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형사 벌금 200만원이 민사 배상금 550여만원의 근거가 된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입원 기간 동안 급여를 정상적으로 받은 점을 고려해 일실수입(사고가 없었다면 벌었을 소득)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맞불 모욕…법원, 피해자에게도 300만원 배상 명령

하지만 법원은 B씨에게만 책임을 묻지 않았다. B씨 역시 A씨를 상대로 "A씨의 글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3,600만원을 청구하는 맞소송(반소)을 냈다.


당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던 A씨는 약 한 달간 입주민 게시판에 B씨 부부를 겨냥해 "부부가 쌍으로 경찰에 끌려가서 조사받아 봐야", "따까리 노릇", "더러운 주둥아리 함부로 나불거리지 마세요" 등 수십 차례에 걸쳐 조롱과 비난 글을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 역시 불법행위라고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원고(A씨)가 올린 게시글은 피고(B씨)와 그 배우자를 조롱하고 사회적 평가를 깎아내릴 우려가 있는 내용"이라며 "이는 모욕 또는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불법행위이므로, 원고는 피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결국 온라인과 현실을 넘나든 이웃 간의 갈등은 양쪽 모두에게 법적 책임이라는 상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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