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속 3cm 오도독뼈 씹고 치아 박살…소송 낸 사장 "고기에 뼈 있는 건 당연해"
삼겹살 속 3cm 오도독뼈 씹고 치아 박살…소송 낸 사장 "고기에 뼈 있는 건 당연해"
식당 측 "삼겹살에 뼈는 당연, 내 책임 아냐"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제기
법원 "식당 과실 인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삼겹살을 먹을 때 종종 마주치게 되는 오도독뼈. 흔히 '오돌뼈'로 알려져 누군가에게는 씹는 맛을 더해주는 별미지만, 자칫 방심하고 강하게 씹었다간 치아가 부러지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제3-2민사부(재판장 서정희)에서 선고된 판결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삼겹살 오도독뼈' 사고의 법적 책임 소재를 짚어봤다.
3cm 크기의 길고 딱딱한 뼈, 별미인가 흉기인가
사건은 2023년 6월, 전남의 한 음식점에서 벌어졌다. 손님 B씨는 '삼겹살연탄불고기'와 '삼겹살간장불고기'를 맛있게 먹던 중 무언가를 강하게 씹고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고기 속에 숨어있던 오도독뼈였다. 며칠 뒤 치과를 찾은 B씨는 치아가 뿌리까지 부러지는 진단을 받게 됐다.
결국 치조골 이식과 임플란트 시술까지 받아야 했던 B씨. 그는 자신이 씹은 뼈가 일반적인 뼈가 아니라 "3cm 정도로 크고 단단한 뼈"였다며, 식당 주인 A씨에게 시술 비용 등 336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식당 주인 "삼겹살에 뼈는 불가피해… 내 책임 아냐"
하지만 식당 주인 A씨의 입장은 완강했다. 삼겹살이라는 식재료 특성상 조리나 섭취 과정에 뼈가 포함되는 것은 불가피하며, 손님도 이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급기야 A씨는 "뼈를 제거할 주의의무가 판매자에게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나에게 손해를 배상할 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먼저 법원에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냈다.
법원의 일침 "통상적인 오도독뼈보다 길고 딱딱한 뼈는 식당 과실"
재판부(광주지법 순천지원 제3-2민사부)는 양측 모두에게 절반씩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우선 재판부는 식당 주인의 과실을 명확히 꼬집었다.
> "고객에게 제공하는 음식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삼겹살 요리에 통상적인 오도독뼈보다 길고 딱딱한 뼈가 들어가도록 한 과실이 있다."
부드러운 연골 수준을 넘어선 크고 단단한 긴 오도독뼈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것은 식당 측의 명백한 잘못이라는 뜻이다.
치아 깨진 손님 책임도 50%… 결정적 이유는
그러나 법원은 식당 측의 배상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치아가 박살 난 손님 B씨 역시 100% 배상을 받지는 못한 것인데, 그 배경에는 두 가지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첫째, 삼겹살을 먹는 손님의 주의 의무
재판부는 "삼겹살의 경우 오도독뼈가 포함되어 있을 확률이 있고, 때로는 상당히 크거나 딱딱한 경우도 있다"며 "고기에 뼈가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제거하는 등 스스로 조심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음식을 씹기 전 이물질이 있는지 손님 스스로도 살폈어야 한다는 것.
둘째, 손님의 치과 진료 이력
일반적으로 뼈를 씹었다고 해서 무조건 치아가 부러지는 것은 아니다.
재판 과정에서 B씨가 2020년부터 만성복합치주염과 급성치주염 등을 앓아왔고, 사고 불과 두 달 전인 2023년 4월에도 치주염 치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었다.
기존 잇몸과 치아 상태가 이미 약해져 있던 점이 치아 파절이라는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 셈이다.
결국 재판부는 손님 B씨가 입은 치료비 등 적극적 손해액 236만여 원 중 절반인 약 118만 원만을 인정했다. 여기에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30만 원을 더해, 식당 주인이 손님에게 배상해야 할 금액을 총 148만 1,300원으로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