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8000억 웹툰 도둑⋯강제 송환된 뉴토끼 운영자, 죗값은 어떻게 치르나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4조 8000억 웹툰 도둑⋯강제 송환된 뉴토끼 운영자, 죗값은 어떻게 치르나

2026. 06. 11 18:48 작성2026. 06. 11 23:25 수정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일본 국적 취득해도 형사면탈 불가

한국만화가협회, 한국웹툰작가협회가 지난 8월 11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불법 웹툰 사이트 '뉴토끼' 운영자 국내 송환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4조 8000억에 달하는 웹툰 생태계 피해를 남기고 일본으로 도주해 국적까지 바꾼 불법 공유 사이트 '뉴토끼' 운영자가 결국 한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그의 치밀한 계산은 왜 빗나갔을까.


11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법무부는 일본에서 체포된 37세 A씨를 범죄인 인도 절차를 통해 김포공항으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슬램덩크' 등 유명 만화 1400여 개를 불법 게시하고 도박 사이트 광고로 막대한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2017년 일본으로 출국해 2022년 아예 일본으로 귀화했다.


일본인 된 A씨, 처벌 주무대는 결국 '한국 법정'


일본 국적을 취득한 A씨가 재판을 받는 무대는 어디일까. 정답은 '한국'이다.


A씨의 범행 대부분은 대한민국 영역 내에서, 그리고 그가 한국 국적일 때 이루어졌다. 우리 형법은 내국인의 국외 범죄를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A씨는 한국 검찰에 의해 저작권법 위반 및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한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이번 송환 역시 대한민국이 청구국이 되어 일본으로부터 범죄인을 넘겨받은 절차에 따른 것이다.


일본 국적 취득, 형사면탈 수단 될 수 없었던 이유


A씨는 왜 귀화를 선택했을까. 통상적으로 국가는 자국민을 다른 나라 법정에 넘기지 않는다는 '자국민 불인도 원칙'을 활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꼼수는 법망을 뚫지 못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2002년 발효된 범죄인 인도조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 범죄인인도법은 자국민 인도를 무조건 금지하는 절대적 거절 사유가 아닌 임의적 거절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일본 역시 조약에 따라 자국 재량으로 얼마든지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다.


결국, 범죄인인도조약이 체결된 국가로의 귀화는 완벽한 범죄 회피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대법원 판례와 이번 실제 송환 사례가 명확히 입증한 셈이다.


처벌 모두 끝나야 일본행 가능…'추가 고소'가 변수


그렇다면 A씨는 언제쯤 일본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원칙적으로 한국에서의 재판과 형 집행이 모두 완료되어야만 출국이 가능하다.


다만, 복잡한 변수가 하나 남아있다. A씨 송환 당일, 뉴토끼로 피해를 본 웹툰·웹소설 작가 134명이 경찰청에 추가 형사고소장을 접수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국제법상 '특정성의 원칙'이 적용된다. 범죄인을 넘겨받은 국가는 당초 인도를 허용한 범죄로만 처벌할 수 있다는 원칙이다.


만약 한국 수사기관이 피해 작가들의 추가 고소 건이나 공범 및 범죄수익 은닉 등 새로운 혐의로 A씨를 재판에 넘기려면, 반드시 일본 정부의 추가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일본의 동의를 받기 전까지는 다른 범죄 사실로 처벌할 수 없으며, 추가 수사와 동의 절차가 이어지는 동안 A씨의 한국 체류 기간은 그만큼 길어지게 된다.


연간 6000억, 누적 4조 8000억의 막대한 피해를 낳은 사이트 운영자의 도피극은 끝났다. 국적을 바꾸며 법망을 조롱하려 했던 범죄자에게 우리 사법부가 어떤 철퇴를 내릴지, 향후 범죄수익 환수는 얼마나 이루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