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어머니 20억 부동산 빼돌린 장남, '무혐의' 뒤엎을 '결정적 증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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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어머니 20억 부동산 빼돌린 장남, '무혐의' 뒤엎을 '결정적 증거' 나왔다

2025. 10. 04 11:2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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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어머니의 20억대 부동산이 하룻밤 새 장남 부부에게 넘어갔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10년 넘게 치매를 앓아온 어머니. 그 어머니 명의의 20억 원대 부동산이 장남 부부의 것이 된 사실을 다른 형제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뒤늦게 사실을 안 형제들이 장남을 고소했지만, 경찰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사건을 덮었다. 이대로 묻힐 뻔했던 가족의 비극은, 장남이 직접 어머니를 모시고 갔던 병원 기록 하나가 발견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어머니가 치매인 줄 몰랐습니다" 아들의 거짓말, 진단서 한 장에 무너지나

사건의 시작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남 A씨는 어머니의 인감도장을 이용해 부동산 4건의 명의를 자신의 아내 앞으로 돌려놨다.


다른 형제들은 "어머니가 2018년부터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상태였다"며 A씨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어머니가 직접 동의했다"는 내용의 녹취 파일을 제출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산을 이전할 당시에는 어머니가 치매인 줄 몰랐다"고도 주장했다. 경찰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하지만 형제들이 건강보험공단에서 열람한 진료기록은 A씨의 주장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A씨가 경찰에서 '치매인 줄 몰랐다'고 말한 시점과 비슷한 2022년과 2023년, 그가 직접 어머니를 병원에 데려가 인지선별검사(MMSE)를 받게 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형사 '무혐의'가 민사 '무효'로…법정의 셈법은 다르다

당시 어머니가 받은 MMSE 점수는 각각 16점과 15점. 의료계에선 통상 19점 이하를 '중등도 이상의 치매'로 본다. 스스로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판단할 능력이 없는 '의사무능력' 상태로 추정되는 점수다.


법조계는 이 기록이 민사소송의 판도를 바꿀 '스모킹 건'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형사 재판은 "범죄 사실이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돼야" 유죄를 선고하지만, 민사 재판은 양측의 주장 중 "어느 쪽이 더 설득력 있는지"를 따져 승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이광섭 변호사(법무법인 한일)는 "MMSE 15~16점은 법률행위를 할 의사능력이 없었다고 볼 매우 유력한 증거"라며 "특히 아들이 직접 검사를 받게 했다는 사실은, 어머니의 상태를 알면서도 재산을 이전했다는 '악의'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찰의 무혐의 판단과 별개로, 법원에서 재산 이전 자체가 '무효'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어머니의 "네, 좋아요" 녹취록 치매 진단서 이길 수 있을까

장남 A씨가 유일하게 내세우는 증거는 "네, 좋아요"라고 답하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 파일이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치매 환자의 형식적인 동의가 법적 효력을 갖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김강희 변호사(법무법인 도모)는 "부동산 거래처럼 복잡한 법률행위의 의미와 결과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동의는 진정한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법정에서는 결국 A씨의 녹취록과 형제들이 확보한 치매 진단서, 장기간의 약물 복용 기록 등 객관적 의료 기록 중 무엇에 더 무게를 둘 것인지가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형제들은 재산을 되찾기 위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소송'과 함께, 더 이상의 재산 피해를 막고 어머니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성년후견개시심판'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치매 노인을 둘러싼 재산 다툼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지금,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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