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보인다, 단추 잠가" 걱정하는 척하는 구급대원 동료, 성희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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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보인다, 단추 잠가" 걱정하는 척하는 구급대원 동료, 성희롱일까?

2026. 07. 28 17:30 작성
송광범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kb.so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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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안에서 단둘이 근무

다른 여성 동료들에게도 반복적으로 외모·복장 지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우리끼리 네 옷이 꽉 낀다고 얘기하는데, 옷 좀 큰 거 입을 수 없냐?"

"목이랑 가슴이 보이는데 단추 좀 잠가라."


올해 초 입사한 A씨는 남성 동료 B씨와 단둘이 구급차에서 근무할 때가 많다. 밀폐된 공간에서 B씨는 A씨에게 종종 복장에 대한 발언을 했다.


마치 A씨를 걱정해주는 듯한 말투였지만, A씨는 외모를 지적당하고 지시에 따라야 하는 상황에 불쾌감과 위축감을 느꼈다.


이런 발언은 A씨에게만 향한 것이 아니었다. B씨는 이전 퇴사자나 다른 여성 동료에게도 "바지가 왜 이렇게 꽉 끼냐, 레깅스 같다", "소매 좀 접어 올려 손이 보이게 하라"는 등 비슷한 지적을 했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발언이라 녹취는 없는 상황. 과연 이런 발언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할까?


"걱정·업무 지시로 포장해도 명백한 성희롱"


변호사들은 B씨의 발언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윤승진 변호사는 "상급자가 단둘이 근무하는 구급차 내부 등에서 '목과 가슴이 보이니 단추를 잠가라', '바지가 꽉 낀다' 등의 발언을 반복하고 복장을 통제하려 한 행위는, 비록 외견상 '걱정'이나 '업무 지시'를 가장하더라도 피해자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유발하는 명백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상대방의 의도와 무관하게 피해자가 느낀 감정이 중요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법무법인 약속 조범수 변호사는 "'가슴이 보인다', '단추를 잠가라' 등의 발언이 반복되었다면 상대방의 의도와 관계없이 피해자가 느낀 성적 굴욕감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며 "다른 여성 직원과 퇴사자에게도 유사한 발언이 있었다는 점은 반복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남녀고용평등법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직장 내 성희롱'으로 규정한다.


법원은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 역시 성희롱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형사처벌은 별개…녹취 없어도 '이것' 모아야


다만 말로만 이뤄진 성희롱이 곧바로 형사처벌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법무법인 연우 남부분사무소 백지예 변호사는 "말로 한 성희롱이 모두 형사처벌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음란 발언, 협박, 신체접촉 등이 없다면 형사사건보다는 회사 내 징계, 손해배상 등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녹음 파일 같은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해서 대응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녹취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대응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발언 날짜, 장소, 동승자, 정확한 표현, 당시 근무표와 배차기록, 구급차 내 상황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다른 피해자들의 진술 확보도 중요하다.


법무법인 베테랑 황윤경 변호사는 "이전 퇴사자와 다른 여성 근무자에게도 유사한 방식의 발언이 반복되었다는 점은 단순한 오해가 아니라 지속적인 행태였음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정황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회사에 정식으로 성희롱 신고를 할 수 있으며, 회사가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하거나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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