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개인 계정, 법인엔 독? 세무조사 피하는 '한 끗'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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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운 개인 계정, 법인엔 독? 세무조사 피하는 '한 끗' 차이

2025. 12. 16 10:28 작성2026. 01. 06 15:46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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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개인 계정 수익의 법인 귀속

'부당행위계산 부인' 피하려면?

노트북 화면의 그래프를 번갈아 보며 깊은 고민에 빠진 모습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리그까지 키운 계정을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건 사업상 치명적인 손해입니다. 하지만 개인 계정 수익을 법인으로 가져오자니 세무조사가 걱정됩니다.”


작곡가 C씨와 그의 예비배우자이자 가수 겸 인플루언서인 L씨가 공동 설립한 법인의 고민이다. L씨의 개인 틱톡 계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법인으로 귀속시키려 하지만, 세무조사의 칼날을 피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신혼부부의 사업 계획, ‘개인 계정’에 발목 잡히다

약 3개월 전, 작곡가 C씨와 가수 겸 인플루언서 L씨는 5대 5 지분으로 법인을 설립했다. L씨의 음반, SNS 활동 등 모든 연예 활동을 법인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그 수익과 비용을 법인에 귀속시키기 위한 전속계약을 준비 중이었다.


문제는 L씨의 주 수입원인 틱톡 계정에서 발생했다. 이미 ‘A리그’에 오를 만큼 상당한 팬과 수익 기반을 다진 이 계정은 L씨 개인 명의였다. 틱톡 플랫폼의 정책상 법인으로의 소유권 이전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최근 만난 세무사는 이 지점을 정확히 짚었다. 부부가 운영하는 특수관계 법인인 만큼, 세무 당국이 ‘개인의 소득을 법인으로 돌려 세금을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경고였다. 최근 연예인 1인 법인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부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개인 계정 수익, 왜 문제가 될까?

전문가들은 L씨와 법인의 거래가 세법상 두 가지 중요한 원칙에 따라 평가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바로 국세기본법의 ‘실질과세 원칙’과 법인세법의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이다.


실질과세 원칙이란, 계약서상 명의와 상관없이 소득이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주체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원칙이다. 만약 법인이 L씨의 활동에 아무런 기여 없이 수익만 가져가는 ‘통로’ 역할에 그친다면, 해당 수익은 L씨의 개인 소득으로 판단되어 과세될 수 있다.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은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를 통해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줄이는 행위를 막기 위한 장치다. L씨와 법인의 계약이 일반적인 시장 가격이나 거래 관행에 비해 비정상적이라고 판단되면, 과세 당국은 이를 부인하고 정상적인 거래를 기준으로 세금을 다시 계산할 수 있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최동준 변호사는 “법인은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실제로 매니지먼트, 마케팅, 자금 지원 등 구체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전속계약의 실질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동준 변호사


세무 리스크, ‘실질’과 ‘증빙’으로 돌파해야

그렇다면 C씨와 L씨는 어떻게 이 세무 리스크를 돌파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정교한 계약’과 ‘실질적인 역할 증명’을 핵심으로 꼽았다.


첫째, 모든 법적 관계를 명확히 하는 전속계약서가 필수적이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계정은 L 소유로 두되 운영·관리권과 계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채권을 회사에 전속 사용허락 및 양도하는 특약을 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계정의 소유권은 L씨에게 있더라도 그 계정을 활용한 모든 영업활동의 권리와 수익은 법인에 있음을 명시하는 것이다.


둘째, 개인 계정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사업상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한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기존 개인 계정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사업상 필요성(A리그 등급 유지, 신규 계정 생성 시 막대한 사업적 손실)을 계약서 및 별도 소명 자료로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해당 거래가 조세 회피가 아닌 합리적인 경영 판단임을 입증하는 핵심 근거가 된다.


셋째, 법인의 ‘실질적인’ 역할을 증명할 객관적 자료를 쌓아야 한다. 법인이 L씨의 콘텐츠 제작 비용을 부담하고, 음반 제작을 기획·투자하며, 마케팅 활동을 지원했다는 구체적인 증빙(세금계산서, 이체 내역, 기획안 등)이 필요하다. 수익이 발생하면 L씨 개인 계좌에서 법인 계좌로 즉시 이체하고 월별 정산서를 작성하는 등 투명한 자금 관리 역시 필수적이다.


결국 핵심은 개인 명의 계정이라는 형식보다, 그 이면에 있는 거래의 ‘상업적 합리성’과 ‘사업의 실질’을 증명하는 데 있다. C씨와 L씨가 단순히 서류상 계약에 그치지 않고, 법인을 실질적인 매니지먼트 회사로 운영하며 모든 과정을 꼼꼼히 문서화할 때, 비로소 세무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의 새로운 사업은 L씨의 재능뿐만 아니라, 그들이 쌓아 올릴 법률적·재무적 구조의 견고함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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