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딥페이크 성범죄' 가해자가 올린 사과문, 적용될 수 있는 혐의 셋
경희대 '딥페이크 성범죄' 가해자가 올린 사과문, 적용될 수 있는 혐의 셋
경희대 '딥페이크 성범죄' 발생⋯피해자 최소 20명 이상
피해자 요구로 가해자가 직접 SNS에 사과문 올려
변호사들 "자백은 아니지만, 유력한 정황 증거로 활용될 듯"

한 남학생이 수년간 교내외 지인들의 사진으로 딥페이크 합성물을 제작했고, 피해자는 최소 20명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셔터스톡·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경희대에서 '딥페이크(deepfake) 성범죄' 사건이 발생했다. 한 남학생이 수년간 교내외 지인들의 사진으로 딥페이크 합성물을 제작했고, 피해자는 최소 20명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남학생 A씨는 자신의 SNS에 직접 사과문을 올렸다. 그동안의 범죄 행적에 대해 이실직고하는 내용이었다. A씨는 딥페이크 뿐만 아니라 술자리에서 지인을 불법촬영 했고, 이로 인해 수사받는 도중에도 범죄를 저질렀다고 실토했다. 또한 단체 채팅방에선 여학생들을 겨냥해 음담패설을 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과문은 피해자의 요구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본 많은 사람들이 "A씨가 자신의 범행에 대해 자백을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과연 법적으로 그렇게 볼 수 있을까.

형사소송법상 '자백'은 그 자체로 강력한 유죄의 증거다. 피고인이 자백을 한 경우엔 다른 보강 증거가 있다면 곧바로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 다만, 수사⋅재판 과정에서 이뤄진 것만 법적으로 효력이 있다.
A씨가 올린 사과문은 범죄 내용을 이실직고하긴 했지만, 자백과 같은 효력이 있는 건 아니라는 뜻이 된다. 그렇다면 아무 의미 없게 되는 걸까.
이에 대해 법무법인 시월의 류인규 변호사는 "사과문은 유죄 판단에 결정적 증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온세상의 설현섭 변호사 역시 "실무적으로 고소를 진행할 때 가해자가 잘못을 인정한 자료(사과문 등)가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고소와 수사가 진행된다"며 "향후 가해자가 혐의에 대해 부인하더라도, 앞에서 한 사과가 있기 때문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확신의 황성현 변호사도 "사과문을 올린 이상 A씨는 향후 수사기관과 법원에서도 혐의를 부인하기 어려워졌다"며 "만약 나중에 '사과문의 내용이 허위'라고 주장한다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범행 이후 반성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 중형 선고를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법률 분석

그렇다면 A씨는 어떤 혐의로 처벌받게 될까. 사과문에서 A씨가 직접 인정한 범죄 행위들을 바탕으로 분석해 본 결과 "크게 세 가지 죄로 A씨가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먼저, '①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반포죄(제14조의2)' 였다. 이는 딥페이크 범죄를 처벌하기 위해 신설된 조항이다. 처벌 대상은 '누군가의 얼굴이 나온 사진 등을 반포(배포) 할 목적으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한 자'에 해당한다.
처벌 수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단, '반포'할 목적으로 딥페이크 합성물을 만들었다는 게 인정돼야 하므로 단순히 보관만 했다면, 실제 처벌에 이르는 건 어려울 수 있다.
술자리에서 지인을 상대로 불법촬영을 한 건, '②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제14조)'에 해당한다. 이 조항은 불법촬영에 대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③형법상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다. 단체채팅방에서 특정 여학생을 지목해 음담패설 등 모욕적인 발언을 했을 때 이 죄가 성립한다. 처벌 수위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